‘파워볼’ 게임과 불법 스포츠 도박 등 2조7,000억 원 대 규모의 온ㆍ오프라인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파워볼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도박사이트 운영자 A(38)씨와 파워볼 한국 본사 사장 B(56)씨 등 6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1년 간 불법 토토 사이트를 개설해 판돈으로 총 2조7,000억 원을 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관리했다. 피의자 중에는 조직폭력배 2명도 포함됐다.
B씨는 최근 인기를 끌던 파워볼 게임을 이용해 도박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고 광주와 전남 영광 등지에서 오프라인 매장까지 운영했다. 파워볼은 미니게임의 일종으로 홀짝을 맞추거나 숫자의 합계 구간을 맞추는 등 36개 숫자로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실시간 도박이다. 5분에 한 번씩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게임 진행이 빠르고 조작 의혹도 적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B씨 등은 이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개조해 회 당 1,000원에 불과한 배팅 한도를 최고 40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매장에 있는 컴퓨터 여러 대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 한 번에 배팅 금액은 한 번에 수 천 만원까지 늘어났다. 또한 ‘나눔로또’에서 나오는 번호를 그대로 연동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고 5분마다 게임이 진행돼 돈을 잃더라도 금방 만회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빠져들었다. 매장 운영자들 중 파워볼 게임에 중독돼 운영 수익을 전부 탕진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국에 파워볼 도박 매장이 5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불법도박사이트가 돈벌이가 된다는 소문이 퍼져 조직폭력배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다른 도박 매장 등을 대상으로 추가 수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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