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자기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다른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라고 일갈했다. 임 실장을 고리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지난 17일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되는 강원 철원군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임 실장의 모습을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것을 두고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까지 제치고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서서 야단인가”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임 실장은 지난번에도 대통령 외유기관 중 국가정보원장과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하고 비무장지대를 시찰하더니, 엊그제는 청와대 홈피 첫 화면에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이 방영되는 촌극이 빚어졌다”며 “이게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 측근 실세들의 모습이고 패권 정치의 폐단”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2년이 지났지만, 지금 제왕적 대통령제와 패권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청와대가 전 정권과 똑같이 국회와 내각 위에 군림하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어 모든 세력이 청와대만 바라본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임 실장을 겨냥해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인 상황에서 비서실장이 자기정치를 하고 있다니”라고 꼬집었다. 또 지난달 13일에는 임 실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리당락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우리나라에 ‘꽃할배’같은 신선함으로 오셨으면 한다”며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동참을 촉구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촉구) 하는 것은 비서실장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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