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5(F90)과 함께 모터스포츠 대회, 엑스타 슈퍼챌린지가 펼쳐질 인제스피디움을 찾았다.
BMW M5 최초로 AWD 시스템을 탑재하고, 역대 최강의 608마력을 자랑하는 V8 4.4L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한 F90 M5의 주행 성능을 확인해보기 위함이었다. 인제스피디움은 그 어떤 서킷보다 다이내믹한 레이아웃을 갖춰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드라이빙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F90 M5의 키를 다른 이에게 맡기기로 했다. 바로 엑스타 슈퍼챌린지의 최고 클래스, GT300 클래스에서 활약 중인 하버캠프 원웨이 모터스포츠 소속의 이정훈이 그 주인공이다. 드라이버이자 한 명의 사업가인 그와 M5의 만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본 시승기는 녹취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드라이버, 그리고 사업가 이정훈
하버캠프-원웨이 모터스포츠의 소속으로 엑스타 슈퍼챌린지의 대회 최고 클래스인 GT300 클래스에 출전 중인 이정훈은 올해로 스프린트 레이스 2년차를 보내고 있는 루키 드라이버로 빠른 성장을 보이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킷 밖에서의 이정훈은 독일의 프리미엄 틴팅(자동차 썬팅) 필름, '하버캠프 오토모티브 필름 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서킷이 중심이 되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업가로서의 감성도 더해졌다.
두근 거리는 만남
본격적인 시승을 앞두고 저 멀리서 다가오는 F90 M5를 보았는데 그 순간 두근거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BMW의 감성이 돋보이는 거대한 키드니 그릴과 강렬한 헤드라이트, 볼륨감이 돋보이는 차체 등 모든 것들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가까워지면서 더욱 강렬한 느낌이 돋보였습니다.
측면에서의 볼륨감도 돋보였고, M의 엠블럼이 더해진 알로이 휠이나 거대한 브레이크 캘리퍼, 날렵한 이미지의 사이드 미러 등 모든 요소들이 달리는 존재를 확실히 과시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는 순간 곧바로 '달리고 싶다'는 생각에 드라이빙 수트와 글러브, 헬멧을 챙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완벽한 차량이 없다는 것처럼 약간의 아쉬움도 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 후면 디자인에서 다른 5 시리즈와의 확실한 차별화가 크지 않다는 점 입니다. 물론 M 스포츠 패키지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차량에 M 스포츠 패키지를 더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지 모르겠지만 M5라는 기준으로는 보자면 M5만의 독창적인 존재감이 다소 줄어드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편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한가지 더 있었는데 시승 차량의 컬러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색상의 깊이감은 물론이고 빛을 받았을 때 느껴지는 그 만족감도 무척 대단했습니다. 최근 만났던 차량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컬러를 갖춘 차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드라이버와 사업가를 모두 만족시키는 실내 공간
F90 M5의 실내 공간은 카레이서와 사업가 두 입장에서 모두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공통된 내용이라 한다면 BMW 고유의 느낌이 잘 연출되고 고성능 모델의 아이덴티티, 혹은 독특함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량 가격을 고려한다면 가죽 소재의 만족감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출력이나 주행 성능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구성이라 생각합니다.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 상단의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 i드라이브 유닛이나 도어 트림 등의 구성 역시 전반적인 만족감이 높고, 5 시리즈의 최정점이라는 느낌이 직관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카레이서로서 F90 M5의 실내 공간을 본다면 만족스러운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볼륨감이 강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점 입니다. 그럼에도 시트 자체의 쿠션이 풍부한 편이라 오랜 시간 주행을 하더라도 높은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 생각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낮은 시트 포지션이 구현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워낙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주행 중에 스티어링 휠의 버튼, 다이얼 등을 건드릴 우려가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되면 특정 화면이 디스플레이 내에 팝업되어 RPM 미터 등을 가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사업가로 본다면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시각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디테일들이 실내 곳곳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좋은 예라 할 수 있는 기어 쉬프트 레버와 그 주변의 버튼들은 고성능 모델을 떠나 프리미엄 세단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과시합니다.
이외에도 2열 공간이 충분하다는 점과 트렁크 공간에서도 경쟁 모델 대비 우수함을 갖췄기 때문에 일상과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모두 성공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압도적인 출력, 무게를 상쇄하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코스로 진입을 하고 BMW F90 M5에 처음으로 적용된 M-xDrive를 경험하기 위해 M2 모드를 활성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코스를 한 바퀴 돌며 코스의 상황을 파악하고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감과 동시에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 본격적인 서킷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온 몸이 시트로 밀려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V8 4.4L 트윈터보 엔진이 RPM을 기민하게 끌어 올리며 608마력이라는 거대한 출력을 발산하며 인제스피디움의 1번 코너를 향해 M5를 이끌었습니다. 내리막 구간이라고는 하지만 강력한 출력 때문인지 1.9톤이 넘는 F90 M5의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오르막 구간과 연이어 펼쳐지는 코너 구간에서 M5의 V8 엔진은 자신의 가치를 과시합니다.
터보 엔진인 만큼 터보 랙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출중한 출력을 기반으로 그런 '주저함'이 전혀 주행에 악영향을 주는 일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매끄러운 회전 질감이나 고속 영역에서도 주춤거리지 않는 강력한 출력의 발산이 이어지며 더욱 높은 만족감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심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터보 엔진이라 자연흡기 엔진만의 감성이 사라졌다는 것과 함께 V8 사운드가 다소 인위적으로 들렸기 때문입니다. 출력은 낮았지만 지금의 V8 M5와는 또 다른 짜릿한 사운드를 과시하던 그 시절의 V10 시절의 M5가 잠깐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변속기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겠습니다. BMW F90 M5에는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고유의 부드러움을 탑재하면서도 M 고유의 강렬한 '날 것'의 맛이 느껴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충분히 살려냈습니다.
절묘한 움직임을 만드는 M-xDrive
F90 M5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M-xDrive의 적용으로 후륜이 아닌 네 바퀴를 활용한 주행을 이뤄낸다 것 입니다. 실제 서킷을 달리면서 그러한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주행 모드 덕분인지 후륜을 더욱 적극적으로 굴리며 BMW M 고유의 날것과 같은 힘차고 과감한 움직임을 연출했습니다.
특히 후륜에 출력 비중을 높이는 M-xDrive는 과거의 M과 같이 강력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연출하면서도 이전의 M보다도 더욱 완성도 높고 안정감이 돋보이는 주행까지 구현할 수 있어 더욱 높은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사실 M-xDrive의 적용으로 차량의 무게가 늘어나고 또 M5의 고유한 움직임이 많이 사라질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충분한 위안과 안심을 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차량의 무게가 상당한 만큼 타이어에 걸리는 부하나 부담은 다소 컸던 것 같았습니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1번 코너, 그리고 인제스피디움 전역에 펼쳐져 있는 내리막 구간에서 과격한 제동을 했을 때 출력은 충분히 억제하는 제동력을 갖췄지만, 그 움직임을 타이어가 제대로 버티지 못한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까지 고려하여 타이어를 셋업했다는 걸 알지만 서킷을 즐기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는 운전자라면 조금 더 고성능의 타이어를 탑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 세션, 충분히 달리고 버텨준 F90 M5
타이어에 대한 부담, 그리고 시승 차량이기 때문에 100% 어택을 할 수 없다는 주변 환경이 있었지만 F90 M5는 20분에 걸친 스포츠 주행 한 세션을 모두 성공적으로 달렸습니다.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약간의 인위적인 느낌과 함께 과도한 출력, 제동력을 커버하기엔 다소 여린 타이어 등의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F90 M5의 주행은 정말 강력했습니다.
그리고 주행을 마치고 피트로 돌아오는 길에 '예전의 M보다 훨씬 더 편하고 쉽게 달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차량 전반에 걸쳐 운전자를 돕는 다양한 기능과 한층 완성도가 높아진 주행 시스템의 낳은 결과로 보입니다.
서킷과 일상, 모두를 아우르는 F90 M5
F90 M5는 강력했습니다. 강력한 출력과 우수한 M-xDrive의 조합, 그리고 다양한 전자 제어 등이 뛰어난 주행을 연출했습니다. 역동적이고 날 것과 같았던 과거의 '순혈의 M'을 원하는 이라면 이러한 변화가 조금 아쉬울 수 있겠지만 '뛰어난 성능을 갖춘 슈퍼 세단'을 찾는다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 하버캠프-원웨이 모터스포츠 이정훈 / 인제스피디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