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LG유플러스, 화웨이 손 잡아… 국내 5G시장 진입 후폭풍 예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LG유플러스, 화웨이 손 잡아… 국내 5G시장 진입 후폭풍 예고

입력
2018.10.28 16:50
수정
2018.10.28 22:56
10면
0 0

서울 수도권 북부 구축한 LTE

화웨이 제품이라 호환성 강점

화웨이가 전 세계에 운영 중인 14개 R&D센터 중 하나인 중국 상하이 리서치 센터. 화웨이 제공
화웨이가 전 세계에 운영 중인 14개 R&D센터 중 하나인 중국 상하이 리서치 센터. 화웨이 제공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의 5세대(G) 이동통신 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국내 5G 시장 진입이 현실이 됐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보안 우려로 화웨이 장비를 철저히 배제하는데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는 4세대 이동통신(LTE)과의 호환성을 이유로 화웨이가 내민 손을 잡았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 하현회 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화웨이 5G 장비 도입 방침을 사실상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선택 가능성을 높게 점쳤는데, 국감을 통해 도입이 기정사실이 됐다. 하 부회장은 “그동안 180개 이상 국가에서 직접적인 보안 문제가 제기된 적이 없었고, 소스코드까지 검사해 보안 우려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보안 논란에 정면돌파를 택한 것은 4세대 이동통신(LTE)과의 호환성 때문이다. 한국에서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5G가 상용화돼도 최소 몇 년간은 LTE와 5G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2000년 상용화된 3G도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사용 중인데, 5G는 아직 수익성 있는 사업모델이 나오지 않아 통신사들은 망 구축을 서두르지 않는다. 자칫 선제 투자를 했다가는 수익도 없이 장비가 노후화하면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선 수도권과 광역시 위주로 깔고 전국망 구축에 나서는 것은 2020년 이후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2013년 서울과 수도권 북부 LTE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다. LTE와 5G를 호환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같은 제조사 장비가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LTE 장비와 다른 제조사 5G 장비를 같이 쓰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장비 공급사가 바뀌면 이전 업체의 소스코드 제공 등이 어려워져 원활한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모델들이 5세대(G) 이동통신으로 스마트 시티 구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5G 커넥티비티 노드'를 시연하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장비가 삼성전자의 3.5㎓ 대역 5G 장비. 삼성전자 제공
모델들이 5세대(G) 이동통신으로 스마트 시티 구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5G 커넥티비티 노드'를 시연하고 있다. 오른쪽에 있는 장비가 삼성전자의 3.5㎓ 대역 5G 장비. 삼성전자 제공

이미 SK텔레콤 5G 장비 공급사에서 탈락했고, KT가 선정할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를 붙잡게 된 화웨이는 한숨을 돌렸다. 북미 시장 진입이 막힌 화웨이는 업계 1위로서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에 5G 장비를 공급한다는 상징성을 확보했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이 그리 수익이 큰 곳은 아니지만 망 구축을 통해 5G 역량을 축적하고, 신규 서비스 창출 등을 타진하는 ‘테스트 베드’로서의 중요성은 크다.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촘촘하게 통신망을 구축하고 빠르게 신규 통신 서비스를 개발해온 나라는 거의 없다.

애플을 누르고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업체로 도약한 화웨이로서는 5G 통신망을 통해 자사 5G 단말기 경쟁력 향상을 꾀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안방’에서 화웨이와 5G 장비로 경쟁하게 된 삼성전자, 글로벌 LTE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에 추격을 허용한 에릭슨과 노키아는 찜찜한 상황이 됐다. 공표는 안 해도 통신사 내부에서는 각 기업별 장비 성능과 기술력 비교가 이뤄지고, 이 결과가 전국망 구축 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보안 우려를 털어낸다는 가정 아래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웨이 장비가 다른 장비 제조사의 가격 인하 압박 요인이 될 수도 있다.

화웨이 도입의 주요 이유가 ‘호환성’이 되면서, 글로벌 통신업계 2위 에릭슨은 10% 미만으로 알려진 LG유플러스 통신장비 점유율을 더 높이기 어렵게 됐다. LG유플러스 수도권 LTE 장비를 화웨이에 내준 에릭슨은 충청도와 전라도 등 일부 지역에만 장비를 깔았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