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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어도 유방 일부만 잘라 내는 수술이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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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어도 유방 일부만 잘라 내는 수술이 65.9%”

입력
2018.10.29 23:4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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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하면 5년 생존율이 91.8%로 아주 높아

30세 넘으면 매월 유방 자가검진하는 게 좋아

40세 넘기면 1~2년에 한 번 정기 검진해야

유방암 환자가 2만3,000명을 넘어섰다. 갑상선암에 이어 여성암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여성이 평균 수명을 산다면 8명 가운데 1명꼴로 유방암에 걸린다. 특히 한국 여성은 유방조직이 빼곡한 치밀(緻密)유방이 70~80%여서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런 이유로 유방암을 발견하기 위해선 X선 검사뿐만 아니라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게 좋다. 특히 유방암은 5년이 지나면 거의 재발하지 않는 다른 암과 달리 수술 후에도 재발ㆍ전이가 많은 ‘고약한 암’이다. 정기적인 추적 관찰 등 ‘2차 암 관리’도 중요하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30세를 넘기면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시행하고 △35세를 넘기면 2년에 한 번 전문의 임상진찰을 받으며 △40세 이후에는 1~2년마다 임상진찰과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유방암 수술 전문가’ 오세정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를 만났다. 오 교수는 “유방암은 정기적인 검진 등으로 조기 진단하면 5년 생존율이 91.8%이고, 4기에 발견돼도 34%나 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치료성적은 세계 톱 클래스”라고 했다.

-유방암에 걸려도 유방 일부만 잘라 내는 수술이 많아졌는데.

“유방암을 치료하려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암이 있는 유방을 전부 잘라 내는 유방 전(全)절제술과 암 덩어리와 주위 조직 일부만 없애는 유방 부분절제술(유방 보존술)로 나뉜다. 1990년대 초만 해도 거의 유방 전절제술만 이뤄졌다. 유방을 모두 잘라 낸 여성 환자는 가슴 상실로 인해 우울증과 어깨통증 등 남모를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환자가 많아지고 술기(術技)도 발달하면서 유방 부분절제술이 점점 늘어나 2015년엔 65.9%로 유방 전절제술(34.1%)보다 2배나 많아졌다.

또한 유방암 수술을 할 때 림프절로 전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감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는데 이 수술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감시 림프절은 유방에서 겨드랑이 쪽으로 연결되는 많은 림프절의 출입문에 해당하는 림프절이다.) 예전에는 유방암에 걸리면 예방 및 치료 차원에서 수십 개에 이르는 겨드랑이 림프절이 모두 제거했다. 하지만 겨드랑이부터 팔까지 퉁퉁 부어 오르는 부종과 통증이 생겼다. 감시 림프절 절제술은 유방에 방사선 동위원소나 생체염료를 넣어 암세포가 가장 먼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림프절 일부만 잘라 내 조직검사하는 방법으로 여기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으면 더 이상 림프절을 잘라 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나머지 30% 정도는 병변(病變)이 여러 개여서 한 번에 잘라 내기 어렵거나, 조기에 발견해도 악성 미세석회가 넓게 분포됐거나,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없다면 여전히 유방을 모두 잘라 내야 한다.”

-유방암이 갑상선암에 이어 여성암 2위인데. 왜 많이 나타나나.

“유방암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발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보인다. 조기 초경, 늦은 폐경, 출산하지 않았거나 30세 이후 고령 출산,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폐경 여성이 살이 찌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폐경 여성의 주된 에스트로겐 공급원은 지방조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방암은 다행히 2기 이내 발견해 표준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91.8%로 아주 높다. 다만 유방암이 4명 가운데 1명 꼴로 10년 후에도 재발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은 게 문제다. 따라서 5년 이상 유방암을 치료해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검진을 하는 게 좋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데.

“유방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뚜렷한 전조 증상이 없다. 많은 여성이 가슴 통증이 생기면 유방암이 아닌지 의심을 한다. 그렇지만 유방암 환자의 5% 정도만 유방 통증을 호소하므로 유방 통증은 유방암과 거의 관련이 없다. 유방암 초기엔 통증이 없는 혹이 만져지는데, 유방암으로 인한 멍울은 단단하고 불규칙하다. 유방암이 더 진행되면 유두에서 피 같은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나 피부 함몰, 유두 주위 피부 습진, 겨드랑이에 임파선이 만져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유방암 환자는 유방에서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다.

한국유방암학회 보고에 따르면 촉진(觸診)으로 발견한 경우가 88%라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으로 자가 검진하는 것이다. 매월 생리가 끝나고 3~5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 샤워하면서 쓰다듬으며 멍울이 발견되면 검사를 하는 게 좋다. 임신ㆍ폐경으로 생리가 없으면 매월 날짜를 정해 자가 검진하면 된다. 이 때 한쪽 유방이 평소보다 커졌거나 늘어졌다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유방 피부가 귤껍질 같은 경우, 평소와 다르게 유두가 들어가 있거나 분비물이 나와도 문제다. 평소와 달리 팔 위쪽이 부어 있고,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이 커져 있어도 마찬가지다.”

-유방암 검진은 주로 어떻게 이뤄지나.

“X선 유방촬영술이 기본적인 유방암 검사와 진단법이다. 이는 유방 성분인 미세 석회(칼슘)가 침착되면 이를 X선 검사로 식별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30세 이전에는 X선 촬영을 하지 않는다. 젊은 여성에게 방사선 노출이 바람직하지 않고, 이 연령대에서는 유선조직이 매우 발달해 있어 X선 촬영으로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유방에 지방조직이 적고 밀도가 높은 유방조직만으로 이루어진 치밀(緻密)유방이 많기에 X선 검사만으론 검사에 한계가 있어 초음파검사가 쓰인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두 가지 검사를 모두 하는 게 좋다. 이밖에 최근 특수한 경우 자기공명영상(MRI)이 쓰인다. 유방암 진단 후 전이 여부를 알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양전자단층촬영(PET), 뼈스캔 등을 하기도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오세정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1.8%이고, 비록 4기에 발견해도 34%일 정도로 우리나라 유방암 치료성적이 매우 높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오세정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1.8%이고, 비록 4기에 발견해도 34%일 정도로 우리나라 유방암 치료성적이 매우 높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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