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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딸 보낸 아버지, 국감장에서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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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딸 보낸 아버지, 국감장에서 오열

입력
2018.10.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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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영아, 이제 아빠 할 건 다했으니 이제 조금 쉴게.”

한국거래소에 다니다 성희롱과 집단 따돌림 피해를 입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딸의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국감장에 선 아버지 김영수씨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증언을 마친 뒤 떨리는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16년 한국거래소에서는 여직원 김나영씨가 성희롱과 집단 따돌림을 당한 뒤 우울증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피해자의 아버지 김씨를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문 의원과 김씨에 따르면 피해자는 한국거래소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가 지난 2012년 동경 출장 당시 상사였던 가해자가 샤워 가운만 입고 계약직 신분이었던 피해자를 자신의 호텔방으로 불러 성적 농담을 하는 등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이후에도 수년 동안 가해자의 괴롭힘과 집단 따돌림, 악성소문에 시달리다 결국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하며 휴직 신청을 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14일 휴가만 부여됐다. 2016년 6월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 역시 반려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

문 의원은 “고인의 자살 직전 남긴유서와 메모들을 보면 생전 심적 고통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드러난다”며 “우울증 진단서에도 자살위험이 있어 즉시 입원치료와 최소 3개월의 휴직을 인정한다고 적시 됐지만 사측은 진단서와 소견서를 보고도 딸의 휴직신청을 받아들여주지 않고 단 14일만 휴가를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김씨는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죄책감과 이 회사에 입사시킨 죄책감으로 우리 노부부의 삶은 송두리째 날아가 버렸다”며 “항상 죄책감으로 살 뿐”이라고 울먹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저도 근로복지공단에 있으면서 몇 번 경험을 하면서 처리를 했다”며 “이런 사건은 너무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해자는 성희롱 문제로 징계를 받은 게 아니라 성희롱 사실이 알려져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며 “한국거래소가 지켜야 하는 명예가 얼마나 큰지 모르겠지만 환노위에서 그 명예를 제대로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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