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넥센 PO 미디어데이
이별 앞둔 힐만, 손가락 세 개로
팬들에 사랑ㆍ존경의 의미 전달
장정석 “어렵고 힘든 과정 이겨낸
선수들이 날 이 자리에 앉혀줬다”
김광현 vs 브리검 1차전 선발 격돌
SK와 넥센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하루 앞둔 26일 인천 문학구장 내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렸다. 몇 차전 승부를 예상하냐는 사회자의 마지막 질문에 트레이 힐만 SK 감독과 선수들(박종훈, 한동민)은 손가락 3개를 폈다. 그런데 모양이 특이했다. ‘3’을 가리킬 때 일반적으로 쓰는 검지, 중지, 약지가 아니라 엄지와 검지, 그리고 새끼손가락을 사용했다. ‘당신을 사랑한다'(I LOVE YOU)란 의미를 지닌 수어다. SK 구단 관계자는 “SK 팬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의미를 전하면서 3차전에서 끝내겠다는 각오를 모두 담은 제스처”라면서 “미디어데이 행사장으로 올라오는 엘리베이터에서 힐만 감독과 선수들에게 의미를 설명하고 연습도 했다"고 설명했다.
2년간 정든 KBO리그를 떠나는 힐만 감독이 SK 팬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였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올 시즌을 끝으로 SK를 떠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미국에 있는 노모를 봉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말에 SK도 놓아주기로 했다. 이제 SK가 힐만 감독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이번 가을뿐이다.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한국시리즈까지 ‘아름다운 동행’이 연장될 수 있다. 힐만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시즌이 끝나고 떠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해야 할 일이 남았으니 남은 시간 선수들과 좋은 기억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동민은 “야구를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감독님을 또 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감독님을 더 오래 보고 싶으면 한국시리즈 가서 우승까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박종훈도 “저도 슬프고 감독님과 오래 있고 싶지만, 떠나는 길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좋은 모습으로 추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넥센 참석자(장정석 감독, 한현희, 임병욱)들은 ‘손가락 질문’에 모두 4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오른 장정석 감독은 “어렵고 힘든 과정을 선수들이 이겨내고 날 이 자리에 앉혀줬다”며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미디어데이인데 마지막 한 번 남은 미디어데이(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임병욱은 “우리 선수들은 어리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런 선수들이 또 나올지 모른다”고 자신했다.
1차전은 김광현(SK)과 제이크 브리검(넥센)의 선발 맞대결이다. 김광현은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이후 3년 만에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선다. 플레이오프 등판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브리검은 이번 포스트시즌 세 번째 등판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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