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6일 판문점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어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및 운영 방안,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조사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19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한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 장성급 회담이다.
남북은 26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제10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을 진행했다. 남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을 수석대표로,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해군 대령, 이종주 통일부 회담 1과장, 황준 해양수산부 수로측량과장 등 5명으로 대표단을 꾸렸다. 북측에서는 안익산 중장(남측 소장)을 단장으로, 김동일 육군 대좌(남측 대령), 오명철 해군 대좌, 함인섭 육군 대좌, 김광협 육군 대좌 등 5명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회담에는 서해 평화수역과 시범 공동어로구역 등을 논의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ㆍ운영 방안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남북은 지난달 서해 평화수역과 시범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고 큰 틀의 합의를 이뤘으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등에 대한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군사공동위를 통해 확정하자고 유예한 바 있다.
한강(임진강) 하구를 공동 이용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남북은 지난달 남측의 김포반도 동북쪽 끝점~교동도 서남쪽 끝점, 북측의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황남 연안군 해남리까지 70㎞에 이르는 수역을 공동이용수역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현장조사를 연내 완료키로 합의했다. 공동조사단은 각각 10여명 인원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 37일 만에 열린 이날 회담에서 남북은 이행과 관련한 중간 평가를 진행하고, 향후 추진 일정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회담은 이날 오전 10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김도균 소장은 회담 전 모두 발언을 통해 남측 대표단이 비를 맞지 않도록 북측이 군사분계선(MDL)을 도보가 아닌 차량으로 넘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점에 감사를 표하면서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제 눈으로 확인하니까 가슴이 뿌듯하다”고 했다.
안익산 중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대결과 충돌의 첨병으로서 총부리를 맞대고 섰던 북남 군부가 오늘은 수뇌(정상) 분들의 뜻을 받들어 민족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더 잘해나가야겠다고 마음가짐을 가다듬게 된다”고 화답했다.
김 소장은 이날 판문점으로 향하기에 앞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9·19 군사 합의의 정상적인 추진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견인할 수 있도록 군사회담에서 그 성과가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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