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0월 소비자심리지수 99.5로 0.7포인트 하락
국제유가가 오르고 주가는 하락하며 두 달 만에 경기 비관론이 낙관론보다 소폭 우세해졌다.
26일 한국은행의 ‘2018년 10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한 달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8월(99.2)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100 이하로 내려앉았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값(100) 보다 크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현재 경기판단 CSI(67)는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현재생활형편 CSI(91)는 1포인트 각각 상승했지만, 생활형편전망 CSI(91)와 가계수입전망 CSI(99)는 2포인트씩 떨어졌다. 향후경기전망 CSI(77)와 소비지출전망 CSI(111)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세, 남북 경제협력 기대 등으로 경기 관련 지수는 상승했다”면서도 “유가 등 물가 상승세에 대한 우려, 주가 하락 등의 여파로 가계수입전망,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으며 이달 휘발유 가격은 3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유가가 올라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하면 가계의 실질 수입은 줄어드는 효과가 난다. 조사 기간이던 지난 11일에는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가 하루 만에 4.44%나 폭락하는 등 공포에 빠지기도 했다.
이외에 주택가격전망 CSI(114)는 14포인트 하락했다. 9ㆍ13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수준전망 CSI(135)는 9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말 미국이 정책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부동산 과열에 따라 금리 인상 필요성이 부각한 탓이다.
취업기회전망CSI (79)는 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보여주는 물가 인식은 2.6%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담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5%로 조사됐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 같은 주요 품목(복수 응답)은 석유류 제품(58.4%), 공공요금(35.1%), 농ㆍ축ㆍ수산물(32.8%) 순으로 많이 꼽혔다.
한편 한은은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해 5년 만에 CCSI 표본을 개편했다. 이번 달에 바뀐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를 처음 발표하고 지난달 조사에도 소급 적용했다. 이 때문에 9월 이후 CCSI를 이전 기록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워졌다. 한은 관계자는 새 표본 조사 결과에 대해 “시험 조사한 결과로 보면 CCSI 추이는 이전과 같이 악화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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