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서 ‘글로벌 시대 리더십과 한국외교’ 강연
“장관으로서 저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외교부가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인내심을 갖고 노력하려 합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오후 연세대를 방문해 ‘글로벌 시대의 리더십과 한국외교’를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 차원에서 진행하는 대학 특강 프로그램 세 번째 순서로 이화여대(4월)와 우석대(9월)에 이어 모교인 연세대를 찾았다. 행사가 열린 대형 강의실에는 강 장관의 대중적 인기를 보여주듯 일찍부터 학부생 500여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1977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강 장관은 “38대 초대 외교부 여성장관, 73학번 강경화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대학과 유엔, 외교부 등에서 자신의 경험과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사례 등을 거론하며 후배들이 “과거의 방식과 틀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청년 시절과 초대 외교부 여성 장관이 되기까지 여성으로 한국 사회에서 겪었던 차별도 되짚으며 대학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미국 유학 후 교수직을 희망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 등으로 이루지 못해 좌절했던 사연, 1970년대 대학생으로서 겪은 남녀차별 등도 소개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여러 사회적 편견, 유리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러분 앞에 예상 못할 시련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모이고, 그 경험이 축적되면 언젠가 지금은 상상 못할 자리에 계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원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협상에 관한 질문도 쏟아졌다. 강 장관은 남북 교류와 비핵화 협상 과정에 한국과 국제사회 간 속도 차이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남북관계 개선, 북미관계 개선 등 여러 가지 나아가는데 있어 모두 속도를 똑같이 할 수는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국제사회와) 조율하고 있고 핵 없는 평화가 정착된 한반도가 궁극적 목표라는 큰 흐름은 모두가 함께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과 관련해 강 장관은 “교황님의 의지는 분명 있지만 과연 실현될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교황청이 많은 것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뤄진다면 북한의 변화와 개방,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하나의 큰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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