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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시대 이런 명작을 만들면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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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시대 이런 명작을 만들면 망합니다

입력
2018.10.26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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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임희윤의 '망작들3'

'망작들3' 표지. 꿈꾼문고 제공
'망작들3' 표지. 꿈꾼문고 제공

망작들3

임희윤 지음ㆍ방상호 그림

꿈꾼문고 발행ㆍ148쪽ㆍ1만3,000원

모바일 시대 문화 소비 패턴이 빨라졌다. 대중 음악 소비 패턴도 아날로그 시대와 다르다. 좋아하는 가수의 새 음반을 턴테이블 위에 올리거나 CD플레이어에 넣은 후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들으며 음반 전체의 메시지를 음미하려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음반으로 묶여 나온 곡이라도 곡 하나하나가 음원사이트에서 낱개로 팔린다. 파편화된 음악 소비는 음악 제작 방식도 바꾸었다. 음반의 완성도보다 개별 곡 몇 개에 집중하는 식이다.

‘망작들3’은 명반으로 기억될 만한 음반과, 걸출하다는 수식이 붙어야 할 가수를 소개한다. 저자의 분신인 화자는 시장 사정에 능통하고 독설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프로듀서 같은 인물. ‘그렇게 음반을 만들거나 연주 또는 노래를 해서는 요즘 시장에서는 통용될 수 없다’는 식의 공박을 통해 대중음악의 여러 성취를 언급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앨범 ‘X&Y’를 “모든 성스러운 선율들이 록 사운드를 타고 막 승천합니다”라고 예찬하면서도 “텅 빈 우리 회사 곳간이 떠오르네요’라며 뮤직비디오의 지나친 화려함을 꼬집는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를 고집하는 콜드플레이의 특징을 소개하는 것. 재즈 트럼펫 주자 마일스 데이비스의 명반 ‘카인드 오브 블루’에 대해선 “이 고혹적인 45분(음반 재생 시간)을 한 차례도 졸지 않고 버텨내기는 쉽지 않겠어요”라고 평가한다. 상업성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명반이라는 해석을 눙치듯 표현한 것이다. 요컨대 책은 모바일 시대엔 망작 대접을 받을 명작들을 역설화법으로 풀어낸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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