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the guest’ 김재욱의 열연이 브라운관을 장악했다.
24일 방송된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 13회에서는 박일도로 의심되는 화평(김동욱)과 양신부(안내상) 사이에서 혼란과 충격에 빠지는 최윤(김재욱)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최윤은 홀로 진실을 쫓기 위해 외로움 싸움을 이어갔다. 박일도의 행적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되던 화평의 감응마저 이제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수없이 많은 내적갈등을 겪으면서 이미 화평이 박일도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버린 최윤의 모습은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과거와 현재, 어쩌면 미래까지 운명 공동체로 묶였다 생각했던 화평에 대한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최윤은 날 선 감정을 쏟아냈다. 특히 흩어진 믿음과 달리 계속해서 몸집을 키워가는 의심은 어렵게 마음의 문을 연 그를 또 다시 차가운 가면 뒤로 숨게 만들었다. 고형사(박호산)의 구마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화평에게 온 신경이 쏠려 기도문을 제대로 외우지 못했고, 이에 약 올리듯 기도를 따라하는 고형사의 행동에 당혹감은 깊어 졌다.
손에 의한 가슴의 상처, 환영과 환청까지 하면 할수록 생명을 갉아먹는 구마의식 때문에 최윤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한없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부마자의 예언처럼 부마자를 만나고 구마의식을 할 때마다 밀려오는 통증에 고통스러워 하는 그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 말라붙은 입술, 차갑게 식어버린 표정까지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김재욱의 열연에 시청자들을 최윤이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따라갈 수 있었다.
김재욱은 극의 짜임새를 완벽하게 채우며 존재감을 가감없이 발산했다. 화평이 박일도가 아니라면 과거 사건으로 외톨이가 되었던 자신을 보듬어준 양신부를 의심해야 된다는 참담한 상황에 놓였다. 그로 인해 거의 맹목적으로 화평을 박일도로 단정지으려 하지만, 양신부의 집무실에서 발견한 까맣게 덧칠해진 성서에 최윤은 충격과 공포 속으로 가차없이 내던져졌다. 믿을 수 없는 듯 사정없이 흔들리는 눈동자와 떨리는 손, 의심과 혼란으로 복잡다단한 내면까지 김재욱은 디테일한 연기로 섬세하게 그려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브라운관을 가득 채웠다.
탁월한 연출력, 흥미진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져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연 ‘손 the guest’는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박일도의 실체에 성큼 다가선 만큼 남은 이야기 속에서 김재욱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불러모으고 있다.
OCN 수목 오리지널 ‘손 the guest’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강기향 기자 gihyang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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