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밀경호국 “오바마ㆍ클린턴 주소로 발송된 우편물서 폭발 장치 확인”
수령 전 점검 과정서 발견…소로스 자택에 보내진 것과 유사
트럼프 ‘눈엣가시’ CNN에도 폭발물 추정 소포 배달…긴급 대피
중간선거 앞두고 극우파 소행 가능성 제기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우편물에서 폭발물 장치가 발견됐다고 미 언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주소로 폭발 장치를 담은 우편물이 보내졌다고 발표했다. 비밀경호국은 성명을 내고 “클린턴 전 장관과 오바마 전 대통령 앞으로 보내진 의심스러운 우편물이 있어 차단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발송된 것은 24일 오전 비밀경호국 직원의 우편물 점검 과정에서 발견됐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보내진 폭발물은 23일 밤 같은 과정을 통해 걸려졌다. 경호국은 “이런 과정을 통해 공식 경호 대상자가 우편물을 직접 수령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우편물은 이들의 자택으로 보내진 것으로 파악된다. 오마바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에 거주 중이며, 클린턴 전 장관은 뉴욕주 차파콰 자택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살고 있다.
폭발 장치는 최근 진보 성향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자택 앞으로 보내진 것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물은 지난 22일 소로스의 뉴욕 자택으로도 배송된 바 있다. 경찰 당국은 소로스 자택 우편함에서 폭발물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를 확인, 범인을 수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클린턴 전 장관과 오바마 전 대통령 주소로 보내진 폭발물도 아직까지 누가 어떤 동기에 의해 보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소로스가 종종 극우 세력의 타깃이 돼 온 만큼, 다음달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소로스를 비판하는 세력이나 극우파가 보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NYT는 “최근 중미 이민자 행렬(카라반)에 대해 소로스가 자금을 댔다는 잘못된 소문이 있었다”며 이런 루머가 극우 세력을 자극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헝가리에서 태어난 소로스는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등에게 수천 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민주당 골수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공화당과는 대립각을 세워왔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서슴지 않아 왔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눈엣가시’인 CNN방송이 있는 뉴욕 맨해튼의 타임워너 빌딩에도 폭발물로 추정되는 소포가 배달됐다. CNN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에게 보내진 우편물과 유사한 의심되는 우편물이 CNN에도 배송됐다”며 “뉴욕지국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폭력 행위를 비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 등에 시도된 폭력적인 공격을 규탄한다”며 “이 같은 테러 행위는 비열하며, 책임 있는 사람은 법의 최대 한도 내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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