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 52시간으로 제한된 법정근로시간을 특정 기간엔 유연하게 적용하는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관련, “현행 최대 3개월인 단위기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단위기간이) 6개월이 될지 1년이 될지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올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주 최대 근로시간 68시간→52시간)의 보완책으로 거론되던 방안이다. 현행법상 2주(취업규칙) 또는 3개월(노사간 서면합의) 안으로 단위기간을 정하면 해당 기간 평균 노동시간이 법정근로시간을 넘지 않는 한 문제가 없다. 그간 정보기술(IT), 게임업계 등 특정기간에 업무가 쏠리는 업종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은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와 정면 충돌하는데다 저임금ㆍ장시간 노동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도 없잖다. 사업주는 탄력근로 기간 초과근무에 대해선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는 근로시간 단축 보완 대책이 아닌 무력화 대책”이라고 반발했다. 또 “근로시간단축법 시행을 6개월 유예한 데 이어 탄력근로제까지 확대하는 것은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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