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넥센과 플레이오프… 자체 청백전 통해 실전 점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기다리고 있는 SK가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실전 점검을 마쳤다. 이날 진행한 자체 청백전은 21일과 22일에 이은 세 번째다. 관중은 없었지만 녹음해둔 응원 소리를 크게 틀어 실전 분위기를 연출했다. 녹음 파일 중엔 두산 선수들의 응원가도 있었다.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나길 바라는 SK 구단의 마음이 담긴 것이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SK 선수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하다. 넥센과 한화가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치르면서 힘을 빼고 올라오기를 바랐는데, 4차전에서 끝나 아쉬운 감도 있지만 “우리는 충분히 준비가 됐다. 한국시리즈에 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대 후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07ㆍ2008ㆍ2010)으로 ‘왕조’를 구축했던 SK는 2012년 한국시리즈에 오른 뒤 중위권을 맴돌았다. 2015년과 2017년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라 한 경기 만에 패해 ‘가을 야구’의 맛만 살짝 보고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 두산에 이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SK 왕조 시절의 주역이었던 간판 타자 최정(31)은 “상대가 힘을 많이 빼고 올라왔으면 좋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도 상대를 준비할 시간이 더 생긴 것”이라며 “마지막 우승했던 순간이 어느덧 옛날 얘기가 됐다. 기회가 올 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스 김광현(30)은 “긴장되고 설렌다”면서 “날씨가 선선해지니까 힘이 더 난다”고 ‘가을 승부사’의 기질을 내비쳤다. 주장 이재원(30)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한국시리즈만 바라보고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SK에 이번 가을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부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과 예고된 이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2년 계약이 만료되는 힐만 감독은 가족의 건강 문제로 구단의 재계약 제의를 고사했다. 그는 “나에게 개인적으로 마지막 선물로 우승을 주겠다고 얘기한 선수는 어느 누구도 없었다”고 농담을 하면서 “우리가 헤어질 때 선수들이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말을 해주면 고마울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 모두 자기 할 일에 집중하고, 나 역시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 돌아가면 부모님을 보살펴드려야 하는데, 급할 건 없다. 선수들과 최대한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SK는 이날 평가전을 마친 뒤 이틀 더 훈련을 하고 27일부터 넥센과 5전3승제의 플레이오프 승부를 펼친다. SK는 1~2차전에 김광현과 메릴 켈리, 넥센은 에릭 해커,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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