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태어난 아기 수가 사상 처음으로 3만명을 밑돌았다. 월별 출생아 수 감소(전년동월 대비) 행진이 33개월째 이어지면서 저출산은 돌이킬 수 없이 굳어지는 형국이다.
24일 발표된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2만7,3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9.3% 줄었다. 8월 출생아 수가 3만명을 밑돈 건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래 처음이다. 올해 월별 출생아 수가 3만명을 웃돈 달은 1월(3만2,100명)과 3월(3만명)뿐이다. 우리나라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3년 가까이 전년동월 대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30만명을 간신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1~8월 누적 출생아 수는 22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감소했다.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수 35만7,800명에 누적 감소율을 적용하면 올해 출생아 수는 32만6,700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진학 시기 등을 고려해 연초에 아이를 많이 낳고 연말에는 덜 낳는 경향을 감안하면 출생아 수는 이보다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출생아 수 감소는 30대 가임 여성인구, 혼인건수 등 선행지표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탓이다. 8월 기준 30~34세 여성은 154만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4.8% 감소했다. 부모가 될 세대의 인구 자체가 줄고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출생 지표가 반등할 여지가 적은 셈이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연령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보니 향후 1, 2년 이내 출생아 수가 증가로 전환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90년대생이 출산연령대에 들어서면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텐데 이 또한 3, 4년은 흘러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혼인 건수 감소세도 출산절벽을 앞당기고 있는 요인이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9,300건으로, 지난해 8월보다 4.0% 감소했다. 1~8월 누적 혼인건수는 17만1,8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줄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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