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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디젤게이트의 여파 '유럽·한국, 디젤차 점유율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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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디젤게이트의 여파 '유럽·한국, 디젤차 점유율 급락'

입력
2018.10.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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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따.
디젤게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따.

16일 독일의 검찰이 아우디에 배기가스 부정 조작과 관련하여 8억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 8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400억원에 이른다. 그리고 이에 앞서 지난 6월, 폭스바겐도 같은 내용으로 독일 검찰에게 10억 유로, 즉 1조 3,000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여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에서 부과된 벌금과 미국 내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으로 결정된 합의금으로도 또 200억 달러(한화 약 22조 5,000억원)를 부과 받았으니 '디젤게이트 한방'에 37조 원(약 282억 유로)에 이르는 비용 부담을 지게 되었다.

이게 끝일까? 그건 또 아니다. 독일 검찰은 최근 아우디 전 CEO였던 루퍼트 스태들러는 물론 대다수의 폭스바겐 그룹 임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또한 계속 이어가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의 '디젤게이트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 또한 그 규모가 92억 유로(한화 약 11조원)에 이르며 앞으로도 난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제품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지난 9월, 폭스바겐은 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PT,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인증에 도전한 14종의 주요 디젤 차량 중 절반인 7종 만이 기준을 충족하고 절반은 불합격을 받으며 '신차의 유럽 내 출고'가 지연된 상황이다.

게다가 폭스바겐 그룹이 어쩌면 얕보고 있었을지 모르는 'PSA 그룹'의 디젤 차량들은 모두 여유롭게 WLPT 인증을 통과하며 '클린 디젤의 대표주자'임을 과시해 더욱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고, WLPT 인증을 위해 10억 유로에 이르는 기술 개발 비용을 추가 지불할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 그룹에 속한 포르쉐는 디젤 파워트레인에 대한 포기를 선언했다. 가솔린 엔진의 개선과 전동화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누가 보더라도 '빠르게 손절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또 아우디는 프로 스포츠 팬들의 은어 중 하나인 '팀 세탁'을 하듯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마치 '전동화 전문 브랜드'인 것처럼 연출하기 위해 온 몸을 비틀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의 반응 또한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실제 유럽 시장 내에 디젤 모델의 선택 비중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유럽은 지난 1980년 이후 디젤 자동차의 가장 거대한 시장이었으나 지난해부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이 하락되고 있다는 분석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실제 유럽 내 디젤 차량의 점유율은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42.5%에 이르며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으나 2018년 상반기에는 36.5%로 무려 16%가 급격히 저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디젤게이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폭스바겐의 경우는 41.1%가 하락하며 소비자들의 냉담을 확인할 수 있고 BMW,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대대적인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디젤 모델의 점유율 저하는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실제 시장 내 95%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디젤 모델의 천국이라 할 수 있었던 SUV 시장에서 디젤 모델 비중이 70% 수준까지 급락했다. 브랜드들 역시 디젤 모델 외에도 전동화 및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대응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SUV를 제외하더라도 디젤 모델의 점유율이 대폭 낮아진 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많은 브랜드들은 디젤 모델의 도입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폭스바겐의 경우에는 디젤게이트의 원흉이었던 2.0L TDI 디젤 엔진의 도입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물론 티구안의 경우에는 TDI 모델로 들여왔지만 그 보다 앞서 데뷔했던 세단 모델 '파사트'는 2.0L TSI 엔진 사양만 들여왔으며 아우디 등도 가솔린 엔진을 중심으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하고 있다.

게다가 앞서 말한대로 포르쉐 역시 국내 시장에서의 디젤 모델에 대한 손절을 통해 디젤 이미지를 빠르게 지워내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BMW 역시 디젤 모델의 비중을 줄이고, 가솔린 모델의 비중을 높이며 판매량 및 성장 동력을 조율하고 있다. 이외에도 볼보 역시 XC60 등에 가솔린 모델을 추가하며 가솔린 모델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독일차'에 대한 선망과 같은 지지 덕에 독일 디젤 차량들의 판매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계속 이어진다. 브랜드가 날 속이고 또 환경을 파괴하더라고 '저렴한 가격에 독일산 엠블럼을 달 수 있다면' 좋다고 말하는 것처럼 디젤 모델들의 판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 의무'를 지키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아우디 A3 40 TFSI 인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시장에서 '분명한 대체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티구안이 판매 상위권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습은 무척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특히 물이 끓어 오르다 어느새 식고 있는 듯한 모습이 교과서 속에서 보았던, 지난 우리의 모습과 같은 기시감이 들기도 한다.

가끔 미디어의 호평에 비해 판매량이 적은 차량의 시승기나 관련 글에서 '판매량이 모든 걸 말한다'라거나 '소비자의 집단지성' 등을 언급하는 댓글들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 미디어들의 분석, 그리고 그와 함께 하고 있을 집단지성은 지금의 현상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바라볼 수 있을까?

2018년 10월, 디젤게이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디젤게이트의 후폭풍은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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