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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간부들, 선수들 격려하러 간 러시아서 ‘곰’ 사냥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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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간부들, 선수들 격려하러 간 러시아서 ‘곰’ 사냥 의혹”

입력
2018.10.23 11:28
수정
2018.10.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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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장 일행 중 한 사람이 페이스북에 올린 기념 사진이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선수촌장 일행 중 한 사람이 페이스북에 올린 기념 사진이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대한체육회 임직원들이 해외 전지훈련 중인 선수들을 격려하려고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곰 사냥’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체육회는 감사로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도 주의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도 나온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체육회 감사실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이모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과 박모 체육회 평창동계올림픽지원부장 등은 대한바이애슬론 대표팀의 해외 전지훈련지인 러시아 튜멘을 찾았다. 훈련을 점검하고 선수들을 격려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일행 중 한 명이 이 기간 중 곰 사냥터를 찾은 사실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쓰러진 곰 옆에서 장총을 들고 찍은 사진과 함께 “오늘 사냥에서 러시아 불곰! 250㎏ 좋은 분들과 함께”라는 글도 남겼다. 이 때문에 체육회 안팎에서 선수촌장 일행이 러시아에서 곰 사냥을 했다는 의혹이 퍼졌다. 곰 요리를 먹었다거나 성매매를 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파장이 일자 체육회 감사실은 감사에 들어갔고, 그 결과 “출장 목적과 무관한 곰 포획 현장에 가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것은 체육회 복무 규정상 성실과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경징계인 ‘주의’ 조치를 내렸다. 이들이 실제 곰 사냥은 하지 않고 곰 포획 현장을 지켜보기만 했다는 것이다. 성매매를 했다는 정황 증거도 확인하지 못했다.

김재원 의원은 그러나 “이들이 방문한 지역의 관광 프로그램에 ‘곰 사냥 투어’가 있다는 점을 볼 때 사냥 의혹이 말끔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출장비 사용 내역이 허위로 기재됐을 의혹도 제기했다. 출장보고서에는 선수촌장 일행이 업무 협의를 위해 40만 원을 호텔에서 사용했다고 적혔지만, 같은 시각 시내 다른 곳에서 고려인 회장 초청으로 만찬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감사 결과 체육회는 “당시 출장비와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에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체육회가 제 식구 감싸기식 감사와 처벌을 거듭하고 있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의혹이 남은 체육회 임직원들의 비리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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