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은 밤에만 활동하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야귀(夜鬼)'가 창궐한 위기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현빈은 조선의 왕자 이청 역을 맡아 뜻하지 않은 야귀떼 소탕에 뛰어든다. 극한의 액션 연기로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어낸 그를 직접 만나 촬영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현빈은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액션 연기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웬만한 건 다 직접 한다"며 웃던 그는 "나는 좋다. 고생을 즐긴단 표현은 안 맞는데, 힘든 액션을 할수록 성취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카메라 감독님은 주연배우가 직접 하면 더 가까이 들어올 수 있으니까 좋고, 나는 (액션 연기가) 재밌는 거 같다. 다른 액션물이 있으면 또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를 묻자, "칼은 했으니 총을 다시 쏘고 싶다"면서 웃었다. 지금까지 하지 않은 장르들에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공조'에서 함께 한 김성훈 감독은 '창궐'을 촬영하면서 현빈이 대역 없이 연기에 임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을 터. 그럼에도 현장에 대역은 늘 있었다.
현빈은 "나중에는 (대역에게) 그랬다. '너 차라리 야귀 해'라고.(웃음) 물론 농담이다. 그분이 리허설 할 때 합이나 이런 걸 다 보여줘야 하니까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청을 연기하면서는 왕족이라 생각을 안 하고 '청나라 유학파'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언론시사회 이후 일각에서 나오는 정치적인 메시지에 대해선 "시나리오를 볼 때 전혀 생각 안 한 부분"이라며 "오락 영화고, 그냥 청이가 자기의 자리를 잡아나가는 성장과정까지만 생각을 했다. 특정 시기의 일과 맞물려서 얘기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고 전했다.
'창궐'에서 현빈은 마냥 무겁고 심각한 연기를 펼치진 않는다. 액션신에도 장난스러운 모습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현빈은 "어느 정도 계산을 했다. 청이가 처음에 조선땅을 밟았을 때 사극톤의 말투를 안 쓰고 일반적인 말을 쓰고 그랬던 것도 박종사관 일행이나 민초들을 만났을 때 이질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베이스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극이 진행될수록 내 나름대로는 바꿨다. 궁 안에서 아버지랑 얘기할 때는 조선말로 바꾸고 뒤로 갈수록 무게감을 실었다"며 "청이가 변하는 과정 안에서도 본질적인 모습이 없으면 너무 사람이 확 바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원래 청이 모습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연구한 부분을 설명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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