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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돌봄 도우미... 중국 ‘스마트 양로원’ 확산

입력
2018.10.21 15:27
수정
2018.10.21 19: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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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저우의 한 스마트 양로원에서 한 노인이 로봇 도우미를 만지며 웃고 있다. 소후망
중국 항저우의 한 스마트 양로원에서 한 노인이 로봇 도우미를 만지며 웃고 있다. 소후망

전등이나 TV를 켜고 끌 때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음성을 인식하고 중앙통제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의 움직임과 밝기ㆍ온도ㆍ습도 등을 감지하는 각종 센서 및 전자기기를 작동시킨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푸러위안(普樂園)양로원 얘기다. 지난해 12월 굴지의 정보기술(IT)업체 알리바바가 위탁운영을 시작한 이 양로원은 명실상부한 중국 최초의 ‘스마트 양로원’이다. 현재는 일부 대도시에 10여곳 정도의 스마트 양로원이 운영되고 있다.

또 다른 IT대기업 텐센트는 지난해 9월 베이징과 청두(成都)ㆍ선전(深圳) 등지에서 의료공유플랫폼 ‘텐센트 닥터워크’를 시작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각종 건강정보는 물론 수면 패턴과 식단 등을 모니터링해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다. 지역 내 대형병원들과 협약을 맺어 응급환자를 적시에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고,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노인들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방문서비스도 제공한다. 텐센트는 2025년까지 노인의료 관련 사업을 핵심분야 중 하나로 키워 나갈 방침이다.

중국 IT 대기업들이 노인 돌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난해 7월 발표된 중국 국무원의 ‘차세대 AI 발전 규획’에 근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목표 아래 2030년까지 AI 관련 산업규모를 1,500억위안(약 24조5,100억원) 규모로 키울 예정이다. 특히 이 규획에는 IT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양로’를 차세대 핵심산업 중 하나로 명기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60세 이상 고령인구는 2억4,090만명, 65세 이상은 1억5,832만명으로 각각 전 중국 인구의 17.3%, 11.4%였다. 유엔은 2025년이면 중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이 2억400만명으로 전체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로선 노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대비해 사회 시스템을 정비하고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크다. 그 중심축의 하나로 IT 기술과의 접목을 상정한 것이다.

실제 알리바바는 스마트 양로원 운영과 함께 자사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 장ㆍ노년층 전문코너를 신설했다. 부모의 계정이 자녀와 연계되도록 해 결제나 상품정보 관련 논의를 가족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내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판매중인 AI 프로그램 ‘멜로디’는 노인에게 다양한 건강 관련 질문을 하고 이를 의사에게 전달해 적절한 조치와 치료가 가능토록 한 사실상의 원격의료 시스템이다. 대형 헬스기구 생산업체 카이캉(凱康)은 노인 가정에 맞춤형 헬스기구를 대여하고 제휴를 맺은 대형 헬스클럽의 트레이너가 노인 가정에 일주일에 한두 차례 방문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財新)은 “노령화 속도가 빠르고 자녀와 함께 사는 노인의 비중이 40%가 채 안 되는 만큼 의료와 쇼핑, 노인 돌봄, 건강관리 등 실버산업은 2050년에 국내총생산(GDP)의 33%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자원의 효율적 배치와 성장잠재력 재고 등을 감안할 때 IT 기술과 실버산업의 접목은 중국 경제의 또 다른 활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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