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담을 가장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대부업체에 팔아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이름과 전화번호만 기재된 1차 정보를 사들여 대출여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수집하는데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허위 대출상담 콜센터를 운영하며 수집한 개인정보를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ㆍ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대표 한모(28)씨를 구속하고 콜센터 팀장 정모(36)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집한 개인정보 2만 4,000여건을 대부업체 등에 판매해 1억 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인터넷을 통해 이름과 전화번호만 저장된 1차 개인정보 44만여건(일명 ‘막DB’)을 건당 20원에 구매한 뒤 정씨 등 콜센터 팀장에게 나눠줬다. 정씨 등은 상담사 13명을 고용, 도봉구에 콜센터 두 곳을 차려놓고 ‘막DB’에 저장된 전화번호로 무작위 전화를 걸어 대출상담을 해준다며 2차 정보를 수집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수집된 생년월일, 직업, 사금융 대출 여부, 카드소지 여부 등 개인정보는 대부업체에 건당 7,000원에서 많게는 1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한씨는 과거 콜센터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큰 돈을 벌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상호로 전화가 와 대출상담을 해준다며 개인정보를 물어보면 정보수집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해당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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