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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관 정맥 문합술로 림프부종 고통에서 벗어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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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관 정맥 문합술로 림프부종 고통에서 벗어나세요"

입력
2018.10.22 23: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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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후 20~30%에게서 림프부종 발생

완치 어려워 조기 진단ㆍ관리ㆍ부작용 최소화해야

팔ㆍ다리가 붓는 질환인 림프부종이 생기면 신체 증상뿐만 아니라 우울감, 자신감 저하, 대인기피증 등 정신건강 문제까지 생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림프부종은 유방암 수술을 할 때 암세포를 완전히 없애려고 어쩔 수 없이 림프절을 잘라내면서 20~30%나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1억2,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대목동병원 림프부종센터는 지난 6월부터 림프 순환을 촉진하는 ‘림프관 정맥 문합술’이라는 새 치료법이 도입돼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배하석 이대목동병원 림프부종센터장(재활의학과 교수)을 만나 림프부종과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배 센터장은 “림프부종은 완치가 어려워 조기 진단과 관리, 부작용 최소화가 중요하다”며 “‘림프관 정맥 문합술’이 환자의 고통 해소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KPC) 위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장애인스포츠분과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패럴림픽 한국팀 닥터로 활동할 정도로 장애인 스포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림프부종이 생기는 이유는.

“인체 내 순환액의 10% 정도를 담당하는 림프절이 망가지면 림프액이 팔ㆍ다리 등에 고여 퉁퉁 붓는다. 복부, 목, 머리, 얼굴, 눈 등에도 생길 수 있다. 이를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림프부종은 선천적으로 림프관이 발달하지 못했거나 수술ㆍ외상 등과 같은 후천적 이유로 생긴다. 보통 유방암 등 여성암 수술로 림프액이 흐르는 부위인 림프관을 잘라내면서 후유증으로 자주 발생한다. 유방암은 겨드랑이 부위에 림프관을 절제하기에 팔에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자궁내막암이나 자궁경부암 등은 서혜부(사타구니) 림프관을 잘라 내기에 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아프리카나 열대지역에서는 모기에 의해 매개되는 기생충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림프부종은 암 수술을 받은 뒤 생긴다.”

-우리나라 발생 추이는 어떤가.

“전 세계적으로 림프부종 환자가 1억2,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는 평균 수명 증가로 암, 특히 유방암을 비롯한 여성암 증가에 따른 암 수술이 늘어나면서 수술 후유증인 림프부종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 수술 후 20~30%의 환자가 수술한 팔에 림프부종을 앓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산부인과 종양수술 후 2년 안에 50% 정도에서 다리에 림프부종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림프부종이 호전되지 않고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림프부종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점이 불편한가.

“림프부종은 아프지 않고 서서히 나타난다. 유방암 수술 후 며칠 내 생기기도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에 나타나기도 한다. 림프부종 초기에는 피부를 손끝으로 누르면 눈에 띄게 피부가 눌려 있는 상태가 관찰된다. 그러다 피부 조직이 단단하고 두꺼워지면서, 부은 상태가 자연히 회복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생긴 부위가 무겁고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또한, 통증을 동반한 묵직한 느낌이 계속되고 옷 입기가 불편하는 등 일상생활이 쉽지 않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사회생활을 하기도 어렵다. 더 악화하면 림프액 정체로 인해 부은 팔이나 다리에 염증이 생기고 온몸에 감염돼 패혈증이 생기기도 한다. 림프부종을 오래 앓으면 부은 부분이 점점 딱딱해지고(섬유화), 지방 조직이 축적돼 팔ㆍ다리 부피가 점점 커져 압박치료나 마사지로도 붓기가 빠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림프부종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 질환이다.”

-그러면 림프부종은 어떻게 치료하나.

“수술적 치료가 개발되기 전에는 림프부종이 생기면 재활치료가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재활치료는 압박 스타킹, 공기압 압박기계, 마사지, 운동 등으로 부종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 특히 림프절을 많이 잘라내면 림프부종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해 평생 앓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림프 순환을 기능적으로 개선하는 수술이 세계적으로 시행되면서 재활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기능적 개선을 위한 림프부종 수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림프관 정맥 문합술(Lymphatico-Venular anastomosis)’이다. 다른 하나는 ‘림프관 림프절 이식술’이다. 가장 많이 시행하는 방법은 림프관 정맥 문합술이다. 4시간 정도 걸리는 이 수술법은 피하 림프관을 찾아 주변에 있는 정맥에 연결함으로써 림프절이 없어져 막혀 있는 림프액의 경로를 혈관을 따라 빠질 수 있게 다른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때 연결하는 림프관과 정맥은 피부에서 1~2㎝ 내의 얕은 곳에 있는 지름 1㎜ 이하 혈관이어서 통상적인 미세수술보다 더 정교한 초미세수술 기술과 미세한 수술기구, 현미경이 필요해 성형외과에서 수술하고 있다.

이 수술은 피부를 2~3㎝로 작게 절개하고 수술 도중이나 후에 거의 아프지 않고 3일 정도 입원하면 된다. 또, 국소마취로도 수술할 수 있고, 합병증도 거의 없다. 건강보험 적용이 돼 비용 부담도 적다. 하지만 림프부종 3기처럼 말기 환자는 기능을 하는 림프관이 없어 시행할 수 없거나 시행해도 효과가 적다는 게 단점이다.

림프관 림프절 이식술은 기능을 하는 림프관이 남아 있지 않은 환자에게 시행한다. 정상적인 림프관 림프절을 몸의 다른 부위에서 채취해 림프부종이 있는 팔이나 다리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수술이 복잡하고 채취나 이식부위에 흉터가 남지만 말기 환자에서 림프관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배하석 이대목동병원 림프부종센터장은 “‘림프관 정맥 문합술’이 림프부종을 어려워진 림프의 순환을 촉진시켜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배하석 이대목동병원 림프부종센터장은 “‘림프관 정맥 문합술’이 림프부종을 어려워진 림프의 순환을 촉진시켜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 제공
배하석 교수
배하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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