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더 CJ컵 @ 나인브릿지’의 강력한 우승 후보 브룩스 켑카(28ㆍ미국)가 첫날 부진을 만회하면서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첫날 선두권에 올랐던 김시우(23ㆍCJ대한통운) 안병훈(27ㆍCJ대한통운) 등 한국 선수들은 나란히 부진하며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켑카는 19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ㆍ7,196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한 개에 버디 6개, 보기 한 개를 묶어 7언더파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로 선두 스콧 피어시(40ㆍ미국)에 한 타 뒤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 이글 장면은 압권이었다. 두 번째 샷을 홀과 2m 거리에 갖다 댄 뒤 침착히 퍼트를 성공시켜 잠시 공동선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기록한 선두 피어시의 저력 또한 매서웠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날보다 크게 낮아진 풍속과 수월했던 퍼트를 활약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이날 최대풍속은 초속 8m로, 전날(초속 12m)보다 크게 잠잠해졌다. 피어시는 “바람이 줄어들고 방향도 바뀌면서 경기 여건이 나아졌다”며 “지난주 CIMB클래식이 열린 말레이시아에서부터 잘 됐던 퍼팅 감각이 이번 주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퍼팅에서 고전하며 선두권에서 한 발 멀어졌다. 전날 각각 공동2위와 오르며 우승 기대를 모았던 김시우는 이날 버디 4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5개를 범해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순위도 선두와 7타 차 공동 15위까지 밀려 남은 3,4라운드 부담은 더 커졌다. 김시우는 “샷은 괜찮았지만 퍼트가 말을 듣지 않아 경기 내내 퍼트 그립을 바꿔가며 쳤다”고 털어놓으면서 “오늘은 퍼트 연습에 매달려보겠다”며 연습 그린으로 향했다. 실제 김시우는 이날 3번홀(파5)에서 파 퍼트를 아깝게 놓치고 보기로 마무리한 뒤 퍼터로 가방을 내리치고 공을 내던지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 선두와 차이가 크게 멀어지지 않은 만큼 내일 타수를 많이 줄이겠다”며 우승 의지를 보였다. 전날 공동 4위였던 안병훈(27ㆍCJ대한통운)도 이날 5오버파를 기록해 중간합계 3오버파로 공동 62위까지 떨어졌다.
첫날 3오버파 75타를 기록하며 부진했던 ‘제주의 아들’ 강성훈(31ㆍCJ대한통운)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쏟아내며 김시우와 함께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급 신인 임성재(20ㆍCJ대한통운)는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30위(이븐파 144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서귀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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