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CJ컵 @ 나인브릿지 1R
‘팀 CJ(CJ대한통운 골프단)’가 제주의 매서운 강풍을 뚫어내며 안방잔치의 주인공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18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ㆍ7,196)에서 개막한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 ‘더 CJ컵 @ 나인브릿지(CJ컵)’ 첫날 한국의 김시우(23ㆍCJ대한통운)와 안병훈(27ㆍCJ대한통운)이 선두권에 오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처음 국내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경쟁에는 끼어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특히 지난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CIMB 클래식 공동 10위에 오른 김시우가 3언더파 96타를 기록, 4언더파 68타를 기록한 선두 체즈 리비(37ㆍ미국)에 한 타 차 뒤진 공동 2위에 오르며 우승 전망을 밝혔다. 바로 뒤엔 선두와 두 타 차를 기록한 안병훈(2언더파 70타)이 공동 4위에 올랐다.
김시우는 이날 2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3퍼트를 범하는 등 출발이 좋진 않았지만, 점차 샷 감각을 끌어올려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더 기록했다. 김시우는 “프로 데뷔를 미국에서 해 한국서 꼭 한 번 우승을 하고 싶었다”며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18홀 내내 예비신부, 부모님과 동행하며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비교적 안정적인 활약을 펼친 안병훈도 “전반적으로 샷이 좋았다”며 “큰 실수를 하지 않은 게 잘한 점”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골칫거리로 꼽은 강풍은 첫날부터 선수들을 괴롭혔다. 안병훈조차 ‘바람 피로’를 호소할 정도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취채진과 만나 “바람이 센 데다 방향도 일정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했다. 티샷은 물론 퍼팅 할 때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상당한 피로감을 느꼈다는 게 안병훈 얘기다. 그는 “이런 날은 한 번 칠 때마다 신경 쓸 게 더 많아 경기 후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대회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대회장엔 초속 12m(최대풍속)의 강풍이 불었다. 태풍의 기준을 중심부근 최대풍속 기준 초속 17m 이상(한국ㆍ일본 기준)으로 두는 점에 비춰보면, 태풍과 풍속 차가 그리 크지 않은 강한 바람이 방향마저 변화무쌍해 선수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실제 이날 대회장에선 벙커 모래가 강풍에 흩날려 갤러리들이 얼굴을 가리거나 갤러리 모자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었고, 갤러리플라자의 광고시설물이 쓰러지는 광경도 펼쳐졌다.
우승후보로 꼽힌 저스틴 토마스(25ㆍ미국), 브룩스 켑카(28ㆍ미국)과 동반 플레이를 한 ‘수퍼루키’ 임성재(20ㆍCJ대한통운)는 1오버파 73타로 토마스와 함께 공동 33위에 머물렀다. 켑카는 이들보다 2타 앞선 1언더파로 공동 11위를 달렸다. 한편 임성재는 이날 웹닷컴투어(2부 투어) 지난 시즌 올해의 선수와 신인왕 트로피를 받았다. 이날 타이 보토 PGA투어 부사장으로부터 2개의 트로피를 받은 임성재는 “웹닷컴투어에서 상금랭킹 75위 안에 드는 게 목표였지만, 좋은 성과를 얻어 기쁘다”며 “PGA투어 한 차례 이상의 우승과 투어챔피언십 출전이 이번 시즌 목표”라고 했다.
서귀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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