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스타로 떠오른 박태건(27ㆍ강원도청)에게 2018년은 최고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박태건이 생애 처음으로 전국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전국체전 폐막일인 18일 진행된 한국체육기자연맹 기자단 MVP 투표에서 박태건은 47표 중 25표를 받아 수영 5관왕에 오른 박태환(29ㆍ인천시청ㆍ10표)을 제쳤다.
박태건은 이번 대회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그는 100m에서 ‘동갑내기 라이벌’이자 이 종목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인 2015년 MVP 김국영(광주시청)을 따돌리며 우승했고 자신의 주 종목인 200m에서는 20초66의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박태건은 이름을 바꾼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의 원래 이름은 박봉고였다. 그러나 ‘봉구’로 잘못 불리거나 차 이름을 빗대 ‘박봉고 말고 박페라리라고 지었으면 더 잘 달렸을 것’이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이름 때문에 여러 번 상처받아 지난 해 11월 ‘태건’으로 개명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전국육상경기선수권 남자 200m에서 20초40에 결승선을 통과해 장재근(56) 화성시청 감독이 1985년 세운 한국신기록(20초41)을 33년 만에 경신해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기대를 모았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5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국 육상은 박태건이 중거리(200mㆍ400m)에서 단거리(100mㆍ200m)로 주 종목을 바꾼 지 얼마 안 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수영의 박태환은 5개 출전 종목(자유형 200mㆍ자유형 400mㆍ계영 400mㆍ계영 800mㆍ혼계영 4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통산 5번째 5관왕에 올랐다. 자신의 전국체전 통산 금메달 수를 35개로 늘렸다. 그러나 한국신기록과 대회신기록 등을 작성하지 못한 탓인지 기자단 투표에서 박태건에게 밀려 개인 통산 6번째 MVP를 놓쳤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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