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부산물인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원전 내부 임시저장시설이 이르면 2021년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보관할 건식저장시설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조기 폐쇄가 결정된 1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월성 원전(2~4호기) 습식ㆍ건식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여유 다발 수가 4만4,072개(올해 6월 기준)로 조사됐다. 이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10년 평균 이용률(88.9%)이 이어질 경우 월성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2021년 7월에 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 중인 월성 원전 3기에서는 사용후핵연료봉이 매년 평균 1만4,424개씩 발생한다. 다만 경주 지진으로 인한 가동중단, 정비일수 증가로 포화 시점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최근 5년 평균 이용률(82.9%)을 기준으로 추산할 경우 월성 원전 임시저장시설의 포화 시기는 2021년 12월로 5개월 늦춰진다.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보관하는 방법으로는 폐연료봉을 물속에 담가놓는 습식저장과 콘크리트 등으로 감싼 뒤 지상에서 보관하는 건식저장이 있다. 국내 모든 원전은 사용후핵연료를 습식보관하고 있지만 월성원전은 유일하게 건식저장시설도 운영한다.
다른 원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고리 3호기의 경우 사용후핵연료 저장 수조 용량(2,103개)의 94.1%(1,980개)가, 고리 4호기도 저장 수조의 94.8%가 사용후핵연료로 채워져 포화가 임박했다. 한수원은 2024년 고리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꽉 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 원전의 임시저장시설 포화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원전을 계속 돌리기 위해선 사용후핵연료를 둘 건식저장시설을 추가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 의원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짓는데 약 20여 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돼야 적기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전 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당 지역에 추가 건식저장시설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고 있어 제때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리시설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1983년부터 용지를 찾고 있으나, 주민 반대에 아직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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