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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 발달장애인 교육기관 추진… 희망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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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 발달장애인 교육기관 추진… 희망이 보여요”

입력
2018.10.19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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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회 의정부시지회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회와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 회원 등 장애인 부모들이 지난달 16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열린 농성 해단식에서 ‘의정부시가 내놓은 해결 방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장애인부모연대 제공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회와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 회원 등 장애인 부모들이 지난달 16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열린 농성 해단식에서 ‘의정부시가 내놓은 해결 방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장애인부모연대 제공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는 아이의 비참한 삶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18일 이미영(52)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회 의정부시지회장은 성인 발달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과 고통 받는 가족의 삶을 이렇게 절절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의정부시가 성인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립 추진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해 “이제야 희망을 봤다”며 무척이나 반겼다.

이 지회장 등 장애인 부모 150여명은 최근 안병용 의정부시장으로부터 “연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지난 9월12일부터 31일 간 의정부시청 본관 로비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끝에 이룬 결과다. 아직 센터 설립까지 갈 길은 멀지만 시장의 공식 약속이라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을 일군 것이다.

이번 사태는 “서울에는 11곳이나 되는 성인발달장애인 교육기관이 경기지역에는 단 한곳도 없다”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장애인 부모들은 지난해부터 줄곧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보장을 위한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설치, 주간활동지원서비스 실시, 일자리 대책 등을 요구했다. 아이의 자립을 바라는 부모들에겐 간절하고도 절절한 요구였다. 하지만 이런 호소는 허공 속에 메아리에 불과했다. 참다 못한 부모들은 생계도 잠시 접어 두고 농성에 돌입했고, 한 달 만에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의정부시지부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의정부시 발달장애인 정책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장애인 부모연대 제공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 의정부시지부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의정부시청 앞에서 ‘의정부시 발달장애인 정책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장애인 부모연대 제공

안 시장은 지난 10일 △올해 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설치를 위한 조례 제정 △협의체 구성 △평생교육센터 설립에 관한 타당성용역 연내 마무리 등 4가지 사항을 해결 방안으로 내놓았다. 시는 앞으로 장애인단체, 학부모연대, 전문가 등을 아우르는 협의체를 꾸려 이들 방안에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그간의 불법농성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 지회장은 “불편함을 끼쳐 죄송스럽다. 장애인 가족의 삶을 헤아리는 심정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시가 우리 부모의 믿음에 부합해 약속한 사항을 꼭 실천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성인발달장애인의 열악한 삶의 환경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이 지회장에 따르면 현재 의정부에만 1,300여명의 성인 발달장애인이 있으나 장애인복지관 등 시설 이용자는 200여명에 불과하다. 이용자 대부분도 경증의 장애인으로 중증장애인들은 사실상 갈 곳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의 아들(21) 역시 자폐1급 중증발달장애를 앓고 있다.

그는 “성인 발달장애인 대부분이 오로지 부모의 책임 하에 집에서만 보호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녀 돌보느라 부모들이 제대로 된 직업도 가질 수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는 경기도에 전무한 실정이다.

이 지회장은 “의정부를 시작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회장이 지난 4월 제주도 여행 중에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 모습. 이미영 지회장 제공
이미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의정부시지회장이 지난 4월 제주도 여행 중에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 모습. 이미영 지회장 제공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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