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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 바뀐 아라뱃길, 운하보다 관광에 비중

입력
2018.10.18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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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아라뱃길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경인 아라뱃길 전경.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최근 경인 아라뱃길 기능을 손보기 위한 전문가 조직이 출범한 가운데 향후 아라뱃길 운하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수공)에 따르면 ‘아라뱃길 기능 재정립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5일 위원 위촉식과 함께 첫 회의를 열었다. 공론화위는 물ㆍ환경ㆍ생태 5명, 거버넌스(협치) 4명, 물류 3명, 관광ㆍ레저 3명 등 4개 분야 15명으로 구성됐다. 첫 회의에는 위원 11명이 참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론화위가 아라뱃길 존치 여부를 비롯해 다양한 활성화 방안과 기능 조정 방안을 논의해 권고안을 마련하면 그 안을 토대로 기능 재정립 방안을 수립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3월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는 “아라뱃길은 사업 타당성과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속하게 추진됐다”며 기능 재정립 공론화 기구 구성을 환경부에 권고했다.

인천 앞바다에서 경기 김포를 거쳐 서울 한강을 잇는 18㎞ 길이 운하인 아라뱃길은 인천과 경기에 걸쳐 있는 굴포천 유역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한 방수로 사업에 개발 욕심이 더해지면서 탄생했다. 당초 민자사업으로 계획됐으나 이명박 정부에서 수공이 재정을 들여 직접 시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건설비 2조7,000억원을 들여 2012년 개통한 아라뱃길 운영에는 연간 130억원 정도가 든다.

[저작권 한국일보]경인 아라뱃길 화물 처리 실적 그래픽=박구원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경인 아라뱃길 화물 처리 실적 그래픽=박구원 기자

개통 7년 차를 맞은 아라뱃길은 작년 말 기준 전체 화물 처리 실적이 378만7,000톤으로 계획 대비 8.7% 수준에 머물렀다. 수공에 따르면 화물 처리 실적은 2015년 83만2,000톤에서 2016년 82만8,000톤, 지난해 72만8,000톤, 올해 9월 현재 43만9,000톤으로 해마다 줄었다. 지난해 수공 국정감사에선 아라뱃길 주 운수로를 이용하지 않는 인천터미널 화물 처리 실적이 전체의 99%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물동량의 0.08%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반면 아라뱃길 방문객 수는 2015년 571만1,000명에서 2016년 602만명, 지난해 639만1,000명으로 증가세에 있다. 올해는 미세먼지와 폭염 여파로 방문객 수가 다소 줄었으나(9월까지 404만명) 친수공간으로 경쟁력은 입증했다. 인근 아웃렛 이용객을 더하면 지난해 방문객 수는 996만4,000명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론화위에서 아라뱃길 운하 기능은 축소하고 환경과 생태, 친수공간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권고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위원 구성도 물ㆍ환경ㆍ생태와 거버넌스 분야에 집중돼 있다. 공론화위는 현재 위원 수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 거버넌스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물 관리권이 국토부와 환경부로 이원화되고 아라뱃길 운영 주체인 수공이 국토부 산하에 있을 때는 아라뱃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때 운하 활용에 초점이 맞춰졌었는데 환경부로 넘어오고서부터는 기조가 달라졌다”며 “연말까지 2주에 한 번씩 회의를 열어 연내 권고안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현실적으로 내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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