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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동호인 “차차차, 활력이 차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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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동호인 “차차차, 활력이 차올라요”

입력
2018.10.18 07: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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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7330’은 1주일에 3번 이상 30분씩 운동하자는 캠페인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설문에 따르면 체육 활동이 일생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3%, 체육 활동이 의료비 절감에 미치는 효과가 있다는 응답이 71%였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47%)’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못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대한체육회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시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을 맞아 직장인들의 생활체육 참여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퇴근 후 어렵지 않게 땀 흘릴 수 있는 종목들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2018 킹스컵 타일랜드오픈 댄스스포츠대회 초등부 경기. Kim&Lee댄스아카데미 제공
2018 킹스컵 타일랜드오픈 댄스스포츠대회 초등부 경기. Kim&Lee댄스아카데미 제공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Kim&Lee 댄스아카데미’.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은은한 선율에 몸을 맡긴 커플들이 홀을 누비고 있었다. 이 곳의 부원장으로 선수들과 동호인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효연(45) 국가대표 댄스스포츠(스탠다드) 감독은 “청년층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분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댄스스포츠는 말 그대로 댄스와 스포츠의 결합이다. 15~16세기 궁정댄스가 사교용 볼룸댄스로 발전했으며 1991년 IDSF(국제댄스스포츠연맹)가 올림픽 종목 승인을 얻기 위한 과정에서 지금의 댄스스포츠라는 용어로 탄생했다. 정열적인 라틴댄스(룸바, 삼바, 파소도블레, 자이브)와 우아한 스탠다드(왈츠, 퀵스텝, 탱고, 슬로우 폭스트롯, 비엔나 왈츠)로 나뉘는데 일반인도 한 두 달이면 세부종목 1가지를 어느 정도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

제99회 전국체육대회 댄스스포츠 라틴 고등부3종목 경기. Kim&Lee댄스아카데미 제공
제99회 전국체육대회 댄스스포츠 라틴 고등부3종목 경기. Kim&Lee댄스아카데미 제공

한국에서는 이미 800만 동호인을 자랑하는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에 따르면 전국의 클럽은 2015년부터 꾸준히 늘어 올해 9월 기준 72개에 이른다. 이 감독은 “전국적으로 구청, 동사무소, 면사무소, 백화점까지 댄스스포츠가 1순위 인기 종목으로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보통 댄스스포츠 하면 짙은 메이크업에 화려한 의상을 떠올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프로 선수들의 영역일 뿐이다. 아무런 장비도 시설물도 필요 없이 건강한 신체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 댄스스포츠다. 단돈 2만~3만원만 내면 가르쳐주는 문화센터도 수두룩해 유치원생부터 90세 노인까지 가장 연령층이 폭넓은 스포츠이기도 하다. 1959년 장충체육관에서 한국일보 주최의 사상 첫 전국 규모 댄스스스포츠 대회가 열린 이후 지금은 연간 20~30차례 대회가 전국에서 열린다.

1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Kim&Lee댄스아카데미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댄스스포츠 스탠다드 김기환(왼쪽) 박예랑 프로. 서재훈 기자
1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Kim&Lee댄스아카데미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댄스스포츠 스탠다드 김기환(왼쪽) 박예랑 프로. 서재훈 기자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이 감독은 “춤을 잘 추고 싶어서 오는 사람, 소극적인 성격을 바꾸고 싶은 사람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파트너십, 배려심도 키울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이 꼽는 대표적인 이유는 건강 증진이다. 유산소 운동 효과가 높다. 체중이 60kg인 사람이 1시간 동안 댄스를 추면 605kcal의 열량을 소모한다고 한다. 이 감독은 “앞으로만 가는 걷기나 러닝과 달리 댄스스포츠는 회전, 후진, 점프 등 온 몸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연 댄스스포츠 스탠다드 국가대표 감독 겸 Kim&Lee 댄스아카데미 부원장. 서재훈 기자
이효연 댄스스포츠 스탠다드 국가대표 감독 겸 Kim&Lee 댄스아카데미 부원장. 서재훈 기자

지난 9월 열린 ‘어르신과 함께 하는 전국 댄스스포츠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경북 포항 ‘댄스드림팀’의 이영순(77)씨는 “댄스스포츠를 한 지 15년 됐는데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추다 보니 삶에 활력이 넘친다. 나이 80이 돼 가지만 아직 허리도 안 구부러졌다”고 말했다. 일부 정형외과에서는 척추측만증 교정을 위해 댄스스포츠를 권하기도 한다.

지난해 열린 어르신과 함께 하는 전국 댄스스포츠대회 경기 장면.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제공
지난해 열린 어르신과 함께 하는 전국 댄스스포츠대회 경기 장면.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제공

그럼에도 부정적 이미지와 선입견이 아직 남아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을 퇴폐로 낙인 찍은 정책으로 인해 많은 장벽에 부딪혔다. 무도장 및 학원이 지금까지도 다른 체육 시설과 달리 카지노, 유흥주점 등과 같이 위락시설에 속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감독은 “친한 이웃 부부인데도 이곳에 나오는 것만큼은 쉬쉬 했다가 한참 뒤에 알게 돼 웃고 만 해프닝도 있었다”며 “외부에 알려지길 꺼려하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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