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제주에서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회동 일정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汎)보수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 지사가 입당을 타진하려는 한국당 측과는 선을 긋고 있어 당 지도부 구상대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16일 한국일보에 “그날(18일) 제주 지역 대학에 특강을 하러 가는데 (원 지사와) 차 한잔도 하지 않을 순 없지 않느냐”며 이 같은 일정을 밝혔다. 원 지사에게 정식 입당 요청을 할지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국당 관계자는 “원 지사와 당일 세부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며 “현재는 위원장이 원 지사와 먼저 만난 뒤 대학 특강을 할 예정”이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전남 광주 조선대와 19일 대전대 등 주중 잇따라 지역 대학 특강을 잡으면서 당밖 주요 보수인사 접촉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최근 전원책 변호사가 주도하는 조직강화특별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 쇄신 작업과 동시에 원외 유력 보수인사 영입 의사를 밝혀왔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견제하려면 보수 진영이 결집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김 위원장은 원 지사뿐만 아니라 황교안 전 총리와도 곧 직접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원 지사는 한국당 복귀에 부정적이다. 원 지사 측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범보수대연합 얘기를 꺼낸 이달 12일 “원 지사는 재임 기간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수차례 언급했다”며 “도민들이 원한다면 4년간 당직을 갖지 않을 것이고, 오직 도민들만 바라보고 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선에 성공한 원 지사가 굳이 한국당에 발을 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과 보수통합 문제로 불거진 기싸움을 두고 “연대를 얘기했으나, 화학적이고 물리적인 통합까지 거론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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