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에 국립국어원 상담실로 많이 들어온 질문 상위 20개 중 13개가 띄어쓰기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띄어쓰기에 대한 질의가 많음에도 최상위 세 가지는 표기와 관련한 것이었다. 그만큼 이 세 가지 표기에 대해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1위는 ‘돼/되’의 구분이고, 2위는 ‘에요/예요’의 구분이다. 전자는 워낙 많이 다룬 문제이고 후자는 지난주에 설명했기 때문에, 오늘은 3위에 대해 알아보겠다. 3위는 어미 ‘-대’와 ‘-데’의 구분이다.
종결 어미 ‘-대’와 ‘-데’를 혼동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발음이 비슷해서이다. 우리나라 국민 상당수는 모음 ‘ㅐ’와 ‘ㅔ’를 구별하지 않고 발음한다. 이처럼 발음이 구별되지 않다 보니 표기에서도 혼동이 생긴 것이다. 두 번째는 쓰이는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비슷한 맥락에서 두 가지 어미가 모두 쓰이다 보니 구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두 가지 어미는 분명하게 구별이 된다. 먼저 ‘-대’는 크게 두 가지 경우에 쓰인다. 첫째는 “왜 이렇게 일이 많대?” “아들이 어쩜 이렇게 잘생겼대?”와 같이 의문문에서 사용하는 경우이다. 이때의 ‘-대’는 어떤 내용을 사실로 치고 그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어미이다. 대개 못마땅하거나 놀라는 마음을 표현한다. 둘째는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로, 이때의 ‘-대’는 ‘-다고 해’가 줄어든 것이다. “친구가 그러는데, 그 사람 정말 잘생겼대.”와 같이 쓰인다. 이는 친구의 말을 인용하여 전달하는 것이다.
반면 ‘-데’는 평서문에서만 쓰이고, 자신이 이전에 경험한 사실을 보고하듯 말할 때 사용한다. “직접 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 정말 잘생겼데.”와 같이 쓸 수 있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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