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심문 과정 중에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2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작전이 당국의 승인 없이 불투명하게 이뤄졌고, 이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고, 또 다른 소식통은 이 보고서가 아직 준비 중이라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우디 정부와 왕실에 비판적인 글을 썼던 카쇼기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살해 의혹이 불거졌다. 터키 수사 당국은 카쇼기가 영사관에서 사우디 암살 요원 15명에게 살해 당했다고 보고, 이를 입증할 음성 증거까지 확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고조됐다. 미국 의회에선 언론인 살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과 제재 조치를 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대두됐고, 사우디에서 개최될 대대적인 국제 행사에 불참하겠다는 인사들이 속출했다. 사우디 증시도 폭락하는 등 국가 차원의 위기로 확산되던 차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는 ‘우리의 사우디아라비아 시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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