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9ㆍ인천시청)이 4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전국체전 200m 3연패를 달성했지만 기록은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박태환은 15일 전북 전주 완산수영장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8초71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전날 계영 800m에서 1위에 이은 이번 대회 2관왕이다. 4명이 200m씩 헤엄치는 계영 800m에서 박태환이 인천 팀의 마지막 주자로 출발할 때 4위였지만 150m를 돈 후에 순위를 2위까지 끌어올렸고 마지막 50m 구간에서 스퍼트를 펼쳐 가장 먼저 골인했다. 그는 이날 자유형 200m에서도 초반 50m 구간을 4위로 통과한 뒤 100m 구간을 지나며 2위로 올라섰고 150m 지점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박태환이 공식경기에 나선 건 지난 6월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2018 TYR 프로 수영 시리즈 대회 이후 넉 달 만이다. 그는 지난 6월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며 “아직 은퇴라는 말씀을 드리기보단 앞으로 행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만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후에는 한국체대와 서울체고에서 계속 훈련을 해왔다.
1위는 했지만 박태환 표정에는 기록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은 물론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 기록(1분46초63)에도 뒤진다. 박태환의 이날 성적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입하면 8위에 해당한다. 당시 ‘제2의 박태환’이라 불리는 이호준(17ㆍ장훈고)이 1분48초10으로 7위에 올랐다. 이날 이호준은 고등부 남자 200m 결선에서 1분48초86으로 우승했다. 박태환 기록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박태환도 경기 뒤 “전국체전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고 압박도 있었지만 마무리를 잘했다”면서 “기록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털어놨다. 아시안게임의 갑작스런 불참 결정에 대해서는 “부상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 회복력이 떨어졌다. 나름 스트레스도 컸던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아시안게임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물었을 때 100% 답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7월 광주에서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일각에서는 박태환이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만족할 만한 기록을 못 내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것 아니냐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는 “아직 체전도 안 끝났다. 오늘 하루하루 준비가 중요하다. 체전을 잘 마무리하고 그 후에 어떤 대회에 나가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생각을 빨리 잘 정리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i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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