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취업정보사이트인 ‘워크넷’을 업그레이드하는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고용정보원 직원이 민간 업체로부터 입찰 청탁과 함께 법인카드를 지급 받아 4년간 쌈짓돈처럼 쓰다가 사법처리 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직원은 골프, 룸살롱 접대를 받고 “아이패드를 달라”고 먼저 요청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고용정보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정보원 강모(2급) 팀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지난 3월 검찰에 구속돼 5월 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5,700만원 등이 선고됐다.
강씨는 2013년 11월 H 소프트개발업체로부터 “고용정보원에서 발주하는 사업 전반에 관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H업체의 법인카드를 받아 2017년 9월까지 약 4년간 5,6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인정됐다.
또 다른 고용정보원 직원 이모(3급)씨는 H업체로부터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35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룸살롱에 자신의 사촌형과 친구까지 동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씨는 H업체에 “업무상 아이패드가 필요하다”면서 734만원 상당의 아이패드 6대를 받아 팀원 6명에게 나눠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에 지난 5월 청주지검 충주지청이 고용부를 통해 고용정보원에 해당 직원 6명을 청렴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의뢰했음에도 고용정보원은 아직까지 징계를 하지 않고 있다.
문제가 된 사업은 고용부가 고용정보원에 위탁해 지난해 10월부터 진행 중인 국가일자리정보 플랫폼 기반 및 일자리포털 구축 사업으로 국비 208억원이 들어가고 있다. 워크넷을 일자리 포털로 확대 개편 하는 사업으로, 이번 일이 불거지자 고용부는 지난해 말 H업체를 참여 업체에서 배제했다. 임이자 의원은 “고용정보원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 사업을 여럿 위탁 받아 수행 중인 기관임에도 책임에 걸맞은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여죄가 있는지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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