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서 15㎞ 떨어진 곳 보관
동호회 모임이 있는 곳이라 옮겨
전문 절도범 추정, 알고 보니 60대
자신이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훔친 고가 자전거를 15㎞ 떨어진 지하철역에 보관한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로 A(6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9시쯤 부산 북구 자신의 아파트 단지 자전거 거치대에서 시가 300만 원 가량하는 고가의 자전거를 훔쳤다.
A씨는 이 자전거를 이용해 인근 덕천역 지하철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15㎞ 정도 떨어진 양산역에 내렸다. 양산역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보관한 A씨는 쓰고 있던 마스크와 모자, 점퍼 등을 모두 벗은 뒤 지하철을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도난 신고를 받은 경찰은 치밀한 절도 행각에 절도범이 관련 전과를 많이 가진 전문범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붙잡힌 A씨는 청소년 시절에 저지른 전과 1건이 유일한 60대 노인. A씨는 경찰에서 훔친 자전거를 집에서 먼 양산역에 둔 이유에 대해 “자전거 동호회 모임을 양산역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타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옷을 갈아입은 이유에 대해선 “자전거를 탈 때는 얼굴을 바람 때문에 가리고 바람막이 점퍼를 입었지만 돌아올 때 지하철을 탔기 때문에 벗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훔친 자전거를 주인에게 되돌려줬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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