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숙명여고 내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혹 당사자인 전 교무부장 A씨의 쌍둥이 자매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수서경찰서는 ‘숙명여고 내신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 전 교무부장 A씨의 쌍둥이 자매를 지난 8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압수했던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A씨가 두 딸에게 시험문제를 알려준 것이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14일 오후 9시쯤 쌍둥이 자매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오후 3시쯤 둘 중 한 명이 ‘답답하다’고 호소해 조사가 중단됐고,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이 자녀는 지난 6일 참고인 신분으로 받은 첫 조사에서도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경찰은 이들 자매가 미성년자이고, 조사에 심리적인 압박감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변호인과 가족과 함께 조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A씨와 쌍둥이 자매 등은 문제 유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학교 전임 교무부장인 A씨는 같은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쌍둥이 두 딸에게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전임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3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있다.
쌍둥이 자매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지금까지 관련된 피의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피의자를 추가로 조사한 뒤, 이르면 이달 안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은 올 7월 대치동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퍼졌다. 1학년 1학기에 각각 전교 59등, 121등을 했던 A씨의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갑자기 성적이 올라 문ㆍ이과 전교 1등을 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8월 29일, 서울시교육청이 특별 감사 결과 ‘문제 유출의 개연성은 있으나 물증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수사를 의뢰하면서 경찰이 나섰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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