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등 환자 응급 상황시 구급차 진입이 어려운 다중밀집시설 등에 좀더 신속히 접근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할 목적으로 2010년 도입된 오토바이 구급대가 실제로 구급차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한 비율이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오토바이 구급대의 총 출동건수 3만4,448건 중 구급차보다 응급 현장에 먼저 도착한 경우는 12.8%(4,399건)였다. 서울 22곳 소방서에 1대씩, 부산 3대, 대구 1대 등 총 26대의 오토바이 구급대(대당 1,600만원)가 있지만 도입 취지대로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급차보다 늦게 도착하니 환자에게 아무런 처치도 않고 돌아간 건수도 1만1,785건으로 34.2%에 달했다. 또 오토바이 구급대가 심폐소생술에 필요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한 실적도 160건으로 출동건수의 1%에도 못 미쳤다.
이에 대해 소방청은 “소방서에 1대씩 배치돼 출동범위가 넓다 보니 구급차가 먼저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AED 실적 저조 이유에 대해선 “뒤에 도착하는 구급대가 AED를 사용하기 때문”이라 한다. 안 의원은 “구급차보다 빨리 골든타임에 도착해야 오토바이 구급대 도입의 의미가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AED도 정작 뒤에 온 구급차가 쓴다면 왜 오토바이에 전문장비를 둬서 예산을 낭비하느냐”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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