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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수주경쟁 독주… 한국 조선업의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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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수주경쟁 독주… 한국 조선업의 기지개

입력
2018.10.14 16:51
수정
2018.10.14 20:3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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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만든 첫 한국형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만든 첫 한국형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장기침체에 빠져있던 국내 조선업이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지렛대 삼아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앞두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가 친환경 선박 발주를 ‘싹쓸이’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조선업 현황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7년 만에 연간 수주량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영국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 252만2,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64.7%(163만2,000CGT)를 수주했다. 중국을 제치고 5개월째 월간 수주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1~9월 누계 수주 실적(950만3,000CGT)도 중국(651만1,000CGT), 일본(243만4,000CGT)보다 크게 앞선다. 국내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2011년 이후 중국에 내어줬던 연간 수주량 1위 자리를 7년 만에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NG 운반선이나 LNG를 연료로 하는 LNG선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한 LNG선 43척 중 대형 LNG선 38척을 모두 국내 조선사가 따냈다. 현대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ㆍ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가 16척, 대우조선해양이 12척, 삼성중공업이 10척을 수주했다. 나머지 중소형 LNG선 5척은 중국(3척)과 일본ㆍ싱가포르(각 1척)가 나눠 맡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은 중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LNGㆍLPG선은 기술력과 품질 등에서 국내 조선사가 중국과 일본보다 앞서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2018년 하반기 수주 김민호기자
조선업 2018년 하반기 수주 김민호기자

이성우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차장은 “2020년부터 적용되는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앞두고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국내 조선사 약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향후에도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3% 이하로 규제하기로 했다. 기존 선박에 대한 폐선 속도 역시 빨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각에선 불황 기간 국내 조선사들의 특허 출원 건수가 급감한 만큼 조선업 호황기가 본격 시작됐을 때 차별화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3년 3,202건이던 국내 조선사의 조선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지난해 1,833건으로 거의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의 특허출원건수도 2,366건에서 961건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든 기술을 다 특허 등록했지만 최근에는 주력 분야에서만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며 “특허 건수 감소만으로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영호 창원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국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제조 능력 등은 이미 10년 전부터 갖고 있던 기술”이라며 “연구개발(R&D)에 더 집중하지 않으면 업황이 본격적으로 살아났을 때 기술 우위를 유지할 힘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과 중국 간의 기술격차는 5.2년(올해 8월 산업은행 조사) 정도로 추정되지만 중국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금의 수주 개선이 ‘반짝 호황’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 선박의 1~9월 누적 발주량은 2016년 992만CGT에서 2017년 1,873만CGT, 올해 2,114만CGT로 꾸준히 늘고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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