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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지금이 경사노위 참여 적기.. 어떻게든 대의원 설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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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지금이 경사노위 참여 적기.. 어떻게든 대의원 설득하겠다”

입력
2018.10.15 04:40
수정
2018.10.15 15: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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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임기 중 이루고 싶은 과제를 묻는 질문에 "비정규직을 통해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 하는 구조와 승자독식 사회의 혁파, 재벌 개혁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2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임기 중 이루고 싶은 과제를 묻는 질문에 "비정규직을 통해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 하는 구조와 승자독식 사회의 혁파, 재벌 개혁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노ㆍ사ㆍ정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주체가 머리를 맞대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ㆍ옛 노사정위원회)가 4개월 전 출범 준비를 마쳤지만 여전히 공회전 중이다. 민주노총이 아직 참여 여부를 저울질 중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17, 18일 열리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했지만 내부에서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갈 길이 먼 다른 주체들은 인내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과연 민주노총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김명환(53) 민주노총 위원장은 12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에서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 참여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며 “지금이 참여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경사노위 참석을 위해 어떻게든 대의원 설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그간 사회적 대화에 강한 불신을 보여왔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노동조합 껍데기만 가져다 놓고 노동계 손목을 비틀어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하는 수단으로 노사정위를 악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새롭게 재편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 논의 틀에는 민주노총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경사노위 참여에 부정적인 대의원들이 많지 않나.

“(전교조 합법화 등) 참여를 위한 전제조건이 다 지켜지지 않았고 노동 적폐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참여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다. 대의원들을 설득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할 거다. 사회적 대화 참여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총선을 앞둔 내년도 정기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시급한 노동관계법 개정 사항이 많다.”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서 사용자 단체가 요구할 고용 유연성 확대도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나.

“우리가 고용 안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사용자측은 유연성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용자측에 ‘유연성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한다면 사회적 대화 자체가 성립할 수 없지 않겠나.”

-작년 말 위원장 선거운동 당시 ‘고립ㆍ분열ㆍ무능을 넘어서겠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민주노총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 댓글 등을 보면 민주노총은 더 고립된 것 같다.

“투쟁과 충돌의 모습만 부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고립을 뛰어 넘기 위해 ‘민주노총의 요구가 저들만의 요구가 아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전(全)사회적인 의제를 던지려 한다. 민주노총이 이번 11월 총파업에 핵심적인 의제로 근로조건 개선과 무관한 연금제도 개혁을 담은 것도 그래서다.”

-여론 악화에는 민주노총 스스로의 책임도 있지 않나.

“사회적 공감대를 얻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상반기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 저지 싸움을 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중단과 투쟁 이외에 다른 무언가를 병행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민주노총이 ‘고임금, 정규직, 40ㆍ50대의 가장(家長) 아저씨 위주의 노조’로 낙인이 찍힌 것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한 원인이다. 사실 저임금 비정규직이 조합원의 25%, 여성 조합원 비율이 28%를 넘는 등 체질은 이미 바뀌고 있다. 체질이 바뀌며 사업장 내의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 위주의 운동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식이 내부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민주노총 일각의 고용세습 논란도 여론 악화의 원인 아닌가. 바로 잡을 계획은 없나.

“세습이라는 표현은 너무 원색적이다. 채용 우대를 하는 곳은 사실 많이 사라졌으며, 남아 있는 곳들도 현 시대 상황을 반영해 곧 바뀌어 갈 거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짚고 싶은 건, 노조에는 아주 일부분에만 그런 문제가 있는 반면, 공기업과 금융권에는 투명하지도 공평하지도 못한 채용이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부분이며 이 문제 또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가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이주노동자)를 적극 단속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입장은 뭔가.

“일부 산별 노조(건설노조) 내부에서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조직 내에서 충분히 토론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알려 왔다. 민주노총은 이주노동자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며, (내ㆍ외국인 노동자를) 분열시키려는 시도에는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다. 불법이냐 합법이냐 보다는, 이주노동자들이 불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바꿔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노동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의지는 있지만 집행 과정에서 대단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본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은 충돌하는 게 아니다’라고 하지만 현실에선 충돌할 수밖에 없다. 촛불항쟁이라는 토대 위에 성립된 정부가 개혁조치에 과감하게 나서야 하는데 속도가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KTX 승무원 복직 등에 정부가 앞장서지 않았나.

“진정성을 느낀 게 사실이다. 다만 그런 진정성을 보다 더 적극적이고 속도감 있게 보여줘야 한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며 왜 자꾸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냐고 할 수는 있지만, 긴장감을 줄 누군가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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