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발끈했다. 보수대통합을 내세운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이 바른미래당 중진 의원들과의 접촉 의사를 밝히면서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범보수 진영 내 정계개편 움직임이 꿈틀거리면서 두 정당의 기 싸움도 지속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한국당이 건넨 구애의 손길을 단칼에 잘랐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는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며 “지금 보수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수구보수로 한쪽으로 밀려 나갈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전 위원이 전날 한국당 253개 당협위원장 임명을 책임질 조강특위가 출범한 기자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 일부 중진 의원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통보했다”면서 “곧 일정을 잡겠다”고 영입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특히 손 대표는 최근 당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유승민 의원의 거취에 대해서도 “유 전 대표가 당을 만든 분이고 대한민국의 소중한 정치인 자산”이라고 추어올리며 “개혁보수를 꿈꾸고 한국당에서 나온 분인데 호락호락하게 움직일 분이 아니다”고 이탈 조짐을 사전에 차단했다.
손 대표는 오히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역공격을 했다. 손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에 대해 “인적쇄신을 안 한다고 하다가 하겠다고 하고, 본인이 하지도 못해 전 위원을 불러들였다”면서 “좀 헤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위원에 대해서도 “하루는 이랬다, 하루는 저랬다 (한다)”며 “보수를 그냥 한꺼번에 모으려고만 하니까 막말로 ‘어중이떠중이 다 그냥 모여라’, 그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바른미래당에 대한 구애와 별개로 재야의 보수인사에도 손을 벌리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에 이어 다음달 초 한국당 의원 10여명과 만찬을 하기로 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김 비대위원장을 만난 후 입당 시기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김 비대위원장과 함께 황 전 총리,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전 경기지사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현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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