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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ㆍ호주 여자의 결혼 다룬 합작영화 기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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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ㆍ호주 여자의 결혼 다룬 합작영화 기획 중”

입력
2018.10.15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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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영화제작자 크리스 브라운, 서울시 지원으로 한국 찾아 

제작자 크리스 브라운은 1980년대 영국 영화산업이 축소되면서 호주로 기반을 바꿨다. 크리스는 “호주는 영어권 국가면서 아시아에 위치해, 유럽과 아시아 영화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제작자 크리스 브라운은 1980년대 영국 영화산업이 축소되면서 호주로 기반을 바꿨다. 크리스는 “호주는 영어권 국가면서 아시아에 위치해, 유럽과 아시아 영화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기대만큼 아름다운 도시예요.”

올 가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영화제작자 크리스 브라운(60)은 서울의 인상을 이렇게 말했다. 영국에서 태어나 ‘호주 영화인’이 된 크리스는 한국-호주 합작 영화 기획차 9월 28일부터 10여일 간 한국을 찾았다. 영화 ‘데이브레이커스’(2008·미국-호주 합작) ‘베이트’(2011·싱가포르-호주 합작) ‘레일웨이맨’(2013·호주), 이병헌의 할리우드 출연작 ‘미스컨덕트’(2015·미국) 등을 제작했다. 11일 서울 광화문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만난 크리스는 “이병헌은 기본적으로 훌륭한 배우다. 외모가 돋보이고 자세도 좋다. 캐스팅을 고려한 다른 배우들 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다”면서 “연배 있는 한국 배우에 관심이 많다. 특히 최민식, 마동석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한국영화를 봐왔고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한국 스릴러 영화는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고 층위도 여러 겹이에요. 한국 감독들도 인상적이죠. ‘악마를 보았다’, ‘올드보이’, ‘추격자’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악녀’는 지난 5년간 가장 뛰어난 액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차차기작을 서울에서 찍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크리스는 주한 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가 호주 영화제작자들에게 한국 영화시장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온라인 강좌를 듣게 됐다. 그는 “당시에는 라틴계 시장을 겨냥한 영화 시놉시스를 쓰고 있었다. 두 지역 문화가 상충하며 빚는 에피소드를 담은 코미디인데, 동료가 그걸 보고 ‘멕시코나 브라질보다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게 더 재미있겠다’고 하더라. 시놉시스를 새로 썼다”고 말했다. 이 시놉시스로 서울시가 해외 영화 제작자들의 한국 체류를 지원하는 ‘서울 로케이션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이번 한국 방문으로 이어졌다.

호주 영화감독 크리스 브라운 인터뷰. 11일 서울 종로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호주 영화감독 크리스 브라운 인터뷰. 11일 서울 종로 주한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영화는 호주로 유학 갔다 취직한 한국남자 진수와 진수의 약혼녀인 호주인 수잔의 좌충우돌 결혼과정을 담은 코미디물이다. ‘결혼식은 꼭 한국에서 해야 한다’는 집안 실세, 할아버지의 성화에 진수는 수잔과 장모, 처남을 데리고 한국으로 오고 한정식집에서 열린 상견례부터 사사건건 문화차를 체감한다. 크리스는 “호주인 장모가 산낙지 먹는 장면에서, 호주 처남이 블랙핑크 ‘노래만’ 한국어로 유창하게 부르는 장면에서 웃지 않을 관객이 몇이나 되겠냐”고 자신했다. “호주인 4명만 영어로, 나머지 인물은 전부 한국어로 말하고 영어 자막이 나올 거예요. 감독도 한국인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왜 영화 제작자가 됐냐’는 질문에 “3대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한 집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할아버지는 영국과 호주의 보더빌 극장의 매니저, 아버지는 영화제작자, 어머니는 배우 로런스 올리비에의 제작 보조, 할머니는 영국 도일리 카테 오페라단의 메인 소프라노였단다. “영화 제작과정은 결혼과 비슷합니다. △자금 사정 △작품의 창의성 △제작과정에서 느낄 행복 △투자자 수익 보장 △개봉 후 이 영화가 받을 평가 등등을 고려해 향후 5년간 이 작품과 결혼하고 싶은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한-호주 공동제작 영화가 언제쯤 개봉되냐는 질문에 “제작 초기 단계다. 제작에 관심 가진 한국 영화사와 감독들을 만나본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크리스는 “체류 기간 부산영화제까지 열려 한국 제작자, 감독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런 기관(호주대사관, 서울시)의 도움 없이 한국영화 관계자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고, 관심을 얻기도 어렵다. 매우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감독님들’의 조언을 토대로 애초 썼던 시나리오 도입부 30매를 전부 뜯어고쳤다고도 덧붙였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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