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K리그1(1부 리그) FC서울이 ‘독수리’ 최용수(45) 감독에 SOS를 쳤다. 구단의 간절한 요청에 2년 4개월만에 다시 FC서울을 맡기로 한 최 감독은 계약 발표 당일 곧장 클럽하우스부터 찾아가 선수단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프로축구 FC서울은 최 감독을 제12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11일 밝혔다. 임기는 2021년 말 까지다. 서울은 지난 주말 전남과 원정경기 패배로 하위 스플릿 분류가 확정돼 창단 후 첫 K리그2(2부 리그) 강등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K리그1 32경기에서 8승11무13패(승점 35)로 12팀 가운데 9위에 머물러있는 서울은 최하위 인천(승점 30)과 승점 5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태다. 게다가 최근 9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는 등 선수단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위기의 서울을 구하는 데엔 ‘최용수 카드’가 최선이었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 강명원 서울 단장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최 감독 스스로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구단 입장에선 팀의 레전드인 최 감독이 현재 상황을 헤쳐갈 적임자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설득했다”고 했다. 실제 최 감독은 지난 2011년 시즌초반 팀이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황보관 감독이 물러나자,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빠르게 정상 궤도로 올려놨다.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서울은 그 해 리그 3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최 감독은 이듬해 정식 감독(10대)으로 선임돼 재작년까지 서울 사령탑을 맡은 바 있다.
최 감독이 직면한 과제는 강등권 탈출이다. 강 단장은 “최 감독이 우선 선수단 분위기 수습이 급하다고 판단, 계약절차가 마무리된 11일부터 경기 구리시 챔피언스파크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2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33라운드 경기부터 벤치에 앉을 예정이다. 강등권 탈출 목표 이후 과제는 팀의 재건이다. 강 단장은 “3년여의 계약 기간은 최 감독이 소신 있게 팀을 꾸릴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라며 최 감독에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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