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롯데 감독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1차전을 잡는 게 중요하다. 투수를 전원 대기시키겠다”고 총력전을 불사했다. 전날 밤 KIA와 연장 혈투 끝에 천금 같은 승리를 거머쥔 조 감독으로선 여세를 몰아 약체 KT를 상대로 하루에 2승을 보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전날 밤 4시간45분 혈투 후유증 탓이었을까. KT의 매운 ‘고춧가루’에 5위 등극 기회를 놓쳤다. 롯데는 오후 3시부터 열린 1차전에서 힘 한 번 써 보지 못하고 1-10으로 완패했다. 9일 KIA와 승차를 없앴던 롯데는 66승2무71패가 되며 다시 0.5경기로 벌어졌다. 반면 KT는 57승3무81패가 돼 NC(58승1무83패)를 0.5경기 차 최하위로 밀어내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초반에 승부가 갈렸다. KT는 1회초 시작하자마자 2사 후 3번 유한준의 좌월 솔로홈런로 기선을 제압했다. 2회에는 6번 황재균부터 3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뽑고 1사 후 1번 강백호의 우중월 2타점 2루타, 2번 이진영의 좌중간 2루타로 3점을 보태 단숨에 5-0을 만들었다. 타선 지원에 힘을 얻은 KT 선발 고영표는 5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KT는 7회에도 집중 5안타를 터뜨려 4점을 더 내며 9-0으로 달아나 롯데의 백기를 받아냈다. KT의 고졸 ‘괴물 루키’ 강백호는 승부가 기운 8회 선두타자로 나가 롯데 김건국의 127㎞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2경기 연속포로 시즌 29호 아치를 그린 강백호는 1996년 현대 박재홍이 기록한 신인 최다홈런(30개)에 1개만 남겨 놓았다.
롯데의 고졸 신인 한동희도 8회 솔로홈런으로 팀을 영패에서 구했다. 롯데는 6회 1사 만루의 추격 기회에서 4번타자 이대호의 병살타가 뼈아팠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1.1이닝 만에 6피안타 5실점하고 강판됐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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