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황우석 박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영준 강원대 교수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류 교수는 2005년 황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의혹을 최초로 제보한 ‘닥터 K’로 알려져 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조현락 판사는 10일 류 교수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선고심에서 “피고인 류 교수가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에서 황 박사와 박근혜 대통령 사이의 관계에 대해 발언한 것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거나 명예훼손의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2016년 7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황 박사가 청와대에서 열린 체세포 줄기세포 연구계획 승인 관련 회의에 참석해 문호를 열어줘야 한다고 권유했고, 차 병원에 다시 문을 열어준 정부 조치에 감사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류 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모두 허위라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며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피고는 대학에서 생명윤리를 가르치는 교수이자 한국생명윤리학회 이사로, 공적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 설명했다.
류 교수는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언론 인터뷰와 토론회 등에서 황 박사가 박근혜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규제 완화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토론회에서 황 박사가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황 박사는 “근거 없는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1월 류 교수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올 8월 31일 결심공판에서 류 교수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선고 직후 류 교수는 “무리한 기소가 있었지만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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