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한 지 9년 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한다. 네이버가 편집하고 배열하는 기사로 이루어졌던 첫 화면에는 검색창만 덩그러니 남고, 화면을 넘겨 나오는 뉴스는 언론사가 직접 배열한 기사와 개인화된 인공지능(AI) 추천으로 이루어진다.
네이버는 1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 행사에서 새로운 모바일 화면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태의 여파로 올해 5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고 첫 화면을 크게 바꾸겠다”고 약속한 뒤, 네이버는 5개월간 다양한 버전을 만들어 사내 비공개 테스트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네이버 모바일 개편의 핵심은 ‘네이버가 편집한 뉴스’가 사라지는 것이다. 기존에 네이버가 각 언론사의 기사를 받은 뒤 중요도를 판단해 편집하고 배열하던 시스템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2개의 사진뉴스를 포함한 7개의 뉴스와 20개의 실시간 급상승검색어가 첫 화면에서 매일 3,0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현상에서 고민이 시작됐다”면서 “첫 화면에서는 기술과 사람의 ‘연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첫 화면을 오른쪽으로 넘겨 나오는 ‘뉴스판’ 화면에는 △개인이 선택한 언론사에서 직접 편집하고 배열한 기사와 △AI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가 내 취향에 맞게 뽑아준 기사가 제공된다.
뉴스가 사라지면서 개편 후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는 초록 검색창 ‘그린윈도우’와 새롭게 도입한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 ‘그린닷’만 남는다. 그린닷은 현재시간과 사용자의 위치, 현재 보고 있는 정보의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AI 기반으로 더 깊은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으로, 모든 화면에서 사용자 손끝에 닿는 곳에 위치해 있는 버튼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보고 있던 도중 그린닷을 터치하면 콘텐츠 추천 기술 AiRS가 관련 뉴스를 추천해주고, 노란 실크 원피스를 살펴보다 그린닷을 터치하면 상품 추천 기술인 아이템스(AiTEMS)가 ‘노란색ㆍ실크소재ㆍ원피스’라는 주제로 더 다양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김승언 네이버 디자인 총괄은 “그린윈도우가 ‘입력 검색’을 담당한다면, 그린닷은 ‘터치 검색’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색창인 그린윈도우는 첫 화면 정중앙과 나머지 화면 최상단에 위치한다.
이 밖에도 새로운 모바일 화면에는 매일 네이버에 새롭게 업로드되는 116만건의 창작물과 1,810만 건의 상품들이 소개되고 발견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이름은 ‘웨스트랩(West Lab)’으로, 다양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과감하고 새로운 기술적 시도를 적용한다. 한 대표는 “3,000만 사용자가 매일 찾아오는 인터넷 서비스가 사용자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새로운 모바일 네이버는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기 위해 기존 네이버와 새로운 네이버 베타를 함께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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