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후보지로 3~4곳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단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국 대사의 사임 소식을 발표하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고 당국자들이 이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짜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또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매우 좋았다”며 방북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 방북 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장소를 3,4곳으로 압축하면서 후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1차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제 3국이 무난하게 거론된다. 싱가포르가 제외된 만큼, 스웨덴이나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가 낙점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미 양측 모두 극적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 평양과 워싱턴 등 ‘수도 카드’를 던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평양 정상회담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 기간 폼페이오 장관 수행단과 식사를 함께한 북측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 있다. 미국도 북미 협상이 급속도로 진전돼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회담이 개최된다면 워싱턴 개최를 노려볼 수 있다. 판문점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연말에 대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인 업무로 멋진 일을 해왔다”며 “헤일리 대사가 또 다른 중책을 맡아 행정부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헤일리 대사는 개인적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퇴 의사를 피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한 배경과 향후 행보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의 헤일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정책의 최전선에서 활약해온 인물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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