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등 대기업 유통 중심서
화장품 업계ㆍ외국기업도 가세
아모레 ‘아리따움’ 매장 1300개
LG ‘네이처 컬렉션’도 확장세
‘세포라’도 국내 시장 진출 공식화
젊은층 모이는 곳에 선점 경쟁
CJ그룹의 올리브영이 주도하고 있는 기존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H&B(헬스&뷰티)스토어 각축전에 ‘뷰티 편집숍’을 내세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H&B스토어 전쟁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명품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의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까지 국내 진출을 공식 선언해 국내 H&B 스토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최근 자사 화장품 편집숍에서 타사 브랜드 제품도 판매하기로 했다.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말 서울 강남에 고객 체험 공간을 강화한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을 열면서 라네즈, 아이오페, 마몽드 등 자사 브랜드 외에 메디힐, 스틸라, 파머시 등 타사 브랜드 59개를 입점시켰다.
아리따움은 전국 매장 수가 1,300여개로 1,100여개인 올리브영보다 오히려 많다. 특히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이 문을 연 강남대로는 올리브영의 매출 1위 지점인 강남 본점이 있는 곳이다. H&B 스토어 업계 관계자는 “아리따움의 최근 변화는 H&B 스토어와 정면 승부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비슷한 시기에 자사 뷰티 편집숍 ‘네이처 컬렉션’에 타 브랜드 제품 입점 소식을 알렸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부터 자사의 단일 브랜드 숍 ‘더페이스샵’ 매장을 뷰티 편집숍인 네이처 컬렉션으로 전환해 왔다. 화장품 소비자들이 H&B 스토어와 뷰티 편집숍으로 몰리면서 단일 브랜드 매장이 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네이처 컬렉션 매장은 170여개로 아직 경쟁력이 약한 편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보다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타사 브랜드 제품을 입점시키고 뷰티 전문 멀티 브랜드 숍으로서의 성격 강화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LVMH 그룹 계열의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점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포라는 최근 글로벌 구인ㆍ구직 사이트 링크드인에 “세포라코리아가 2019년 3분기에 오픈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H&B스토어와 뷰티 편집숍 업계에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올리브영(CJ)을 비롯해 GS(랄라블라), 롯데(롭스), 이마트(부츠) 등 기존 터줏대감 업체들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리브영은 최근 들어 정보통신기술(ICT)와 접목해 고객 체험을 강화하고 있고, 롭스도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가 영국 부츠와 손을 잡고 문을 연 부츠는 연세대, 홍익대, 이화여대 인근에 속속 점포를 열며 젊은 고객을 공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국판 세포라라 할 수 있는 편집숍 시코르를 최근 15개까지 늘렸고, 롯데백화점도 기존의 편집숍 ‘라코스메티크’를 ‘라코’로 전환해 10, 20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단일 브랜드숍은 점점 신규 출점보다 폐점이 늘고 있어 갈수록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며 “포화 상태에 이른 H&B 스토어에 더해 뷰티 편집숍이 늘어나면서 내년부터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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