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의 한 창고와 인천항 터미널에서 붉은불개미 5,900여 마리가 발견돼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부산항에서 처음 발견된 후 8번째이며, 가장 많은 규모다.
환경부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8일 안산시의 한 스팀청소기 전문 제작업체 물류창고에 있던 컨테이너 내부 및 해당 컨테이너가 적재된 인천항에서 총 5,900여 마리의 붉은불개미(Solenopsis invicta) 일개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안산시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현장에 통제라인을 설치하는 등 초동 대응 및 방제 조치에 나섰다.
전문가의 현장 정밀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파악된 붉은불개미는 일개미 5,900여 마리로 그간 발견된 군집 가운데 최대 규모다. 여왕개미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가장 많은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곳은 지난 6월 20일 부산항 허치슨 부두로 3,000여마리 수준이었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컨테이너는 지난달 8일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출발, 사흘 뒤인 11일 인천항에 도착했고 지난 8일 안산시의 물류창고로 이동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관련 매뉴얼에 따라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컨테이너 훈증 소독 등 방제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붉은불개미는 컨테이너가 보관됐던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도 30여 마리가 발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발견지역 주변에 통제라인 및 방어벽을 설치하고 약제를 살포하는 등 긴급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본격 방제 작업은 관계부처 전문가 합동으로 방제범위 등을 설정한 후 곧바로 진행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컨테이너에 적재됐던 중국산 전자제품이 항만에서 이날 오전 물류 창고로 바로 옮겨졌고, 발견 지점도 컨테이너 내부인 점으로 감안했을 때 물류 창고 밖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검역 대상이 아닌 공산품의 수입 과정에서 불개미가 유입됨에 따라 또다시 ‘검역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의 권한은 수입식물류에만 한정돼 그 동안은 개미류 유입 가능성이 높은 큰 코코넛 껍질 및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이 실린 수입 컨테이너만 검역을 실시해 왔다.
남미가 원산지인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이다. 크기는 3~6㎜ 정도이며 고온 다습한 곳을 선호하며 도로 주변, 잔디 등에서 서식한다. 붉은불개미에 쏘이면 따가운 통증이 느껴지고 붓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여러 머리에 물리거나 독성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등 심한 경우 현기증 및 호흡곤란 등의 쇼크로 인한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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