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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땅 여의도 2,100배, 다주택자 집 판교 30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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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땅 여의도 2,100배, 다주택자 집 판교 30배

입력
2018.10.08 16:30
수정
2018.10.08 19: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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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최근 10년간 대기업과 다주택자의 부동산 보유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위 1% 법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이 기간 140%나 증가해 여의도 면적의 2,100배에 달했고, 상위 1% 개인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량도 판교신도시의 30배 수준인 94만호로 급증했다.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지난 10년간 토지ㆍ주택 등 부동산 소유 통계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7년과 2017년을 비교할 때 개인 보유 토지는 5.9% 줄어든 반면 법인 보유 토지는 80.3% 증가(51억3,100㎡→92억5,300㎡)했다. 전체 법인 보유 토지는 판교신도시 면적의 1,000배, 여의도 면적의 3,200배 규모로, 금액 기준으로는 1,332조원이었다.

특히 토지를 보유한 법인 중 상위 1%(1,752개사)의 소유 토지는 25억7,000만㎡에서 61억8,200만㎡로 증가했다. 이는 판교신도시 면적의 700배, 여의도 면적의 2,100배 규모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350조원에서 980조원으로 630조원이 증가했다. 정 의원은 “지난 10년간 전체 법인 부동산 증가량의 87.6%(면적 기준)를 상위 1%에 속한 재벌 대기업이 독식했다”고 지적했다.

상위 1% 개인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도 크게 증가했다. 상위 1%의 주택 보유량은 2007년 1인당 평균 3.2채에서 2017년 6.7채로 곱절 이상 늘었다. 이들 상위 1%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은 10년 전 37만호에서, 2017년 판교신도시의 30배 수준인 94만호로 늘었다. 금액기준으로는 2007년 123조8,000억원이던 상위 1% 보유 주택의 가격이 2017년 202조7,000억원으로 80조원 가량 증가했다.

상위 10% 다주택자의 주택 보유량도 증가세를 보여 2007년 평균 2.3채에서 2017년 3.3채로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 주택수는 지난 10년간 208만호가 늘어 개인 보유 주택 증가량(521만호)의 40% 가까이를 차지했다.

정 의원은 “대기업과 다주택자 모두 부동산 투기에 집중한 셈”이라며 “부동산 투기를 통해 벌어들인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기 위해 공시가격과 공시지가를 현실화하고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현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상위 1~10% 다주택 보유자들이 대부분의 주택을 독식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며 “공급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 없는 주택공급 확대는 또다시 다주택자들의 주택 보유수만 늘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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