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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지키는 '보디가드 미생물' 국내 연구진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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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지키는 '보디가드 미생물' 국내 연구진이 발견

입력
2018.10.09 01: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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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과 뿌리가 시들거나 썩는 풋마름병에 잘 걸리지 않은 토마토 품종인 하와이 7996과 잘 걸리는 머니메이커를 대상으로 한 실험. 하와이 7996이 있던 토양에 머니메이커를 옮겨 심었더니 기존(오른쪽 그림 하늘색 그래프)보다 풋마름병 발병이 감소(파란색 그래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ㆍ동아대 제공
잎과 뿌리가 시들거나 썩는 풋마름병에 잘 걸리지 않은 토마토 품종인 하와이 7996과 잘 걸리는 머니메이커를 대상으로 한 실험. 하와이 7996이 있던 토양에 머니메이커를 옮겨 심었더니 기존(오른쪽 그림 하늘색 그래프)보다 풋마름병 발병이 감소(파란색 그래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ㆍ동아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토마토ㆍ고추 등 가지과 작물의 잎과 뿌리가 시들거나 썩는 풋마름병 발생을 억제하는 ‘보디가드 미생물’을 처음으로 찾았다.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와 이선우 동아대 응용생물공학과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토양 속 TRM1 미생물이 토마토의 풋마름병을 감소시킨다”고 8일 발표했다. 풋마름병은 토양에 장기간 생존하는 세균에 의한 질병이다.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히고 있지만 풋마름병에 잘 걸리지 않는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는 것 외에는 현재 마땅한 치료ㆍ예방방법이 없다.

공동 연구진은 풋마름병 저항성 품종인 하와이 7996과 풋마름병에 잘 걸리는 품종인 머니메이커를 재배하면서 이들 식물 뿌리 근처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와 빈도 등을 조사ㆍ분석했다. 풋마름병 발생이 작물ㆍ품종 차이뿐 아니라 토양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이 교수 연구실의 예비실험 내용이 밑바탕이 됐다.

그 결과 공동 연구진은 하와이 7996의 뿌리 근처에 특정 미생물이 더 많이 서식하는 것을 발견, 해당 미생물을 TRM1이라 이름 붙였다. 하와이 7996이 있던 토양에 머니메이커를 옮겨 심었더니 풋마름병 발생이 줄어드는 것도 확인했다. 외부 미생물도 식물의 질병 발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그간 식물병리학에선 병원균이 침입하면 식물 내부 저항성 유전자에서 저항물질이 만들어져 대응한다고만 알려졌었다. 연구진은 해당 미생물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김 교수는 “TRM1을 식물 뿌리 근처에 직접 뿌려주면 풋마름병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 미생물 농약ㆍ비료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소개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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